차가 춤을 춘 까닭은?
박점순
2008.04.08
조회 48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동생과 교외로 단둘이 드라이브를 해요.
자기가 스포츠카인냥 미친듯한 질주 본능을 가진
'비스토'를 타고 말입니다.
요녀석 작지만 못가는데가 없는 아주 기특한 녀석이에요.

비가 올거라고 했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지난 일요일도 어김없이 따뜻한 봄 햇살이 내렸어요.
동생과 드라이브를 하면서 본 자연은
개나리로 화사하게 물이 들고, 진달래로 부끄러운 미소를 띠고 있는,
그리고 벚꽃으로 가득한 풍요로움
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나들이 갔다온 유가속 가족분들 많으실텐데
다들 자신을 뽐내고 있는 꽃들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꽃이 잔뜩 핀 길가를 달리노라면 절로 고함이 쳐지더라구요.
신나게 달리는 차 속에서 열린 작은 창문 너머로
성큼성큼 들어오는 봄바람은 시원하기도 했지만
소리지를 맛도 나게 하더라구요.
그런거 있잖아요. 거시기~~~
너무 바람이 불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소리도 지르기 힘들지만
그래도 그 바람을 이기도록 소리를 질러보고 싶어
안간힘을 내던 어렸을 때의 추억 같은거요.
나이를 떠나 동심은 마음 속에 늘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철없이 소리를 질러데는거 보면 말이에요.

여기에 박씨 자매의 센스가 보태지는데.....

그것은 바로 유가속을 들은거죠.
꽃길을 달리며 유가속을 듣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신나는 음악만 흘러나오던지 소리를 지르다 못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어요.
박자매하면 순간의 빛을 발하는 센스도 돋보이지만
흥자매라고 불릴 정도로 몸을 흔드는데는 도가 텄어요.
아니나 다를까 역시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습니다.
격렬한 상체의 움직임에 차가 엉덩이를 들썩 들썩 춤을 추더라구요.
아마 밖에서 보면 차가 바퀴로 굴러가는게 아니라
걸어가는 것 처럼 보였을 거예요.

이 순간부터......
1년치 웃음을 다 웃게한 일들이 일어났어요.

신호등에 걸려 멈추고 섰는데
옆 차 아저씨가 넋을 놓은 채로 손가락으로는 코를 파며,
춤을 추고 있는 동생과 저를 보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뭐! 당연히 이상하리 생각할만큼 너무 흥에 겨워 있었으니까
저와 동생을 그렇게 보는 건 이해하겠지만 왜 코를 파고 계시는지,
그 때 동생이
"아저씨! 코 좀 그만 파슈!"
원래 보통 사람들은 그런 경우 창문을 닫거나 그냥 무시를 하잖아요.
동생은 기어코 그 아저씨의 손가락을 좁은 콧구멍에서 탈출을 시켜주고는 다시 출발을 하였어요.

그리고 나서 한참을 가다가 또 한 차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꼬마 아이가 춤을 추는 저희 자매를 보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마치 "괜찮으신거죠?"라는 눈빛을 보내면서요.
가족이 함께 탄 차였는데 아이의 아빠는 아이가 저희를 못보게
계속 고개를 잡더라구요.
그래 놓구선 아빠 자신은 힐끔 힐끔 쳐다보면서 웃고요.
아마 아이가 보면 안될 정도로 우리의 상태가 안좋긴 했나봐요.

그런데!!!!!!! 여기서 집고 넘어가보자구요.
우리의 행동이 그렇게 너무 심했던 건가요?
음악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꽃에 취해
조금 아니 조금 더 많이 살짝 살짝 몸을 움직여 준것 뿐인데 말이죠.
뭐 이런 모습이 잘못되었다 하신다면,
그 책임은 죄다 유가속에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신나는 음악들 때문에 누구나 우리의 비스토를 탔다면
그렇게 춤을 췄을 테니까요.
저와 동생은 아무 잘못 없어요.(책임 전가 중 ^^;)

그걸 증명하기 위해
신청곡은 산울림의 '아니 벌써'
이 음악을 들으시면서 다들 몸을 흔들어 주신다면
저와 동생은 이번 행동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니까
무조건 다들 신나게 들어주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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