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그리운 울 아버지
백종섭
2008.04.13
조회 31
한완숙님~`

어머니 없는 아버지께선 엄하신 척 하셨겠지요.
밖에서는 천진 난만한 소년이 집으로 들어가면
아버지로 변하는것 같아요, 슬픈일이 있어도.


삶의 무게가 버거워도 가장이란
책임감으로 참아내는것입니다.
왜? 작은따님이 싫어 하겠어요.


귀한 아들몰래 홍시를 주시던 그리운 울아버지
그리고 구루무를 사오신 아버지.
외로운 아버지의 세계를 읽으신 한완숙님!
가시고기 이후 아버지에대한
콧등이 시큰한것이 지금도 가슴에 여진이 남는
좋은글 대단히 고맙습니다.


봄꽃이 한창인 4월 행복한달 만드세요.





한 완숙(639mam)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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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엔 저의 아버지의 기일이 들어있습니다
>
> 벌써 서른 해의 시간이 물 같이 흘러가니
>
> 아버지의 작은 딸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
> 지아비를 섬기는 아내가 되었고
>
> 내가 부모 되어야 부모 맘을 안다는 어르신의 말씀을
>
>
> 귀밑 흰머리 보이니 알게되는 어리석은 여식.
>
> 딸 다섯 아들인 막내동생을 끔직하게 여기셨던 2대독자 아버지
>
> 물면 날아갈 새라 그야말로 금지옥엽으로
>
> 아버지 혼자 당신 손으로 거두고 입히셨지요
>
> 남 동생 중학교 입학 하던 날 ..
>
> 저에겐 고물짜 시장에서 중고 교복을 사주어 눈물로 학교를 다니게 하시더니
>
> 남동생에겐 가장 좋은 교복으로 가죽 구두로
>
> 장만해 주셔서 아물지 않을 상처만이 가득 했으니
>
> 그저 아들 아들 하시는 울 아버지
>
> 아버지의 요 밑에 동생의 교복 바지를 주름을 잡아 깔고
>
> 주무시면 아침엔 칼날 같이 줄이 선 바지를 입혀 보내시고
>
> 겨울 신발 차갑다고 신문지에 곱게 싸 난로 옆에 세워 두시고
>
> 아침 등교 길에 신겨 보내시던 울 아버지
>
> 엄마가 없었기에 모든 것이 어슬프고 서툴지라도
>
> 부자간의 사랑은 바로 헌신 그 자체 였습니다 ..
>
> 밥 그릇에 밥풀 하나라도 남길새라
>
> 오로지 동생만을 위한 반찬들
>
> 아버지께서 해주신 감자 볶음은 세상에서 젤 맛있는 반찬이였습니다
>
> 여자는 이래서 안되고 이것도 안되고
>
> 참으로 제약이 많았던 아버지께선
>
> 남동생의 말 한마디라면 무조건 오 케이
>
> 해주시는 것도 저에겐 그토록 인색하게 하셨는지 ..
>
> 서글픔도 억울함도 토하지 못하고 가슴으로 삭히면서 지냈는데
>
> 어느 날 저에게 주신 화장품 하나
>
> 너 줄라구 구루무 사왔다 ~
>
> 제 기억으론 아버지께 화장품을 받아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로
>
> 알고 있었는데 ..
>
> 그 후로도 들어오시는 누가 줬다며 들고오신 연시 감 한개를
>
> 동생 오기 전에 얼른 먹으라고 주시는 겁니다 ..
>
> 아버지껜 오직 남동생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
> 살았던 저에게 조금은 황당했지요 ..
>
> 조심스레 조금씩 아버지와 대화로 마음을 열고보니
>
> 부모로써 아버지로써 최선을 다 하지못한 미한함이 저에게 짐을 준것이
>
> 많아 냉정하실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되어
>
>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실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
> 형편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무렵에
>
> 아버진 아침 출근을 하셨고 그 날 오후에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
> 4월 19일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
> 4,19 데모 많이 했던 날
>
> 학생들 세상 떠난 날
>
> 하늘도 슬퍼 비가 온다는 날
>
> 그날 오후시간에 저는
>
> 일터에서 잠이쏟아지는데 그 잠을 못 이기고
>
>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는데
>
> 아버지와 동생이 저를 찾아 오셨습니다
>
> 아무 말씀 없이 제 손을 잡고 빙그레 웃으시더군요
>
> 아버지의 밝은 웃음은 그 모습이 첨이였지요
>
> 너무도 현실 같아 놀라 일어났는데
>
> 공장아저씨의 전화 아버지가 이상하니
>
> 빨리 들어오라는 급한 목소리
>
> 돌아오는 토요일엔 동네 어르신들과 여행 가신다고 좋아라 하셨고 동생은 아버지의 봄 잠바를 장만하고 전 첨으로 용돈을 드렸는데 ..
>
> 그날 밤 한 마디 말씀도 없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
>
> 갑자기 당한 일이라 막막한데 남동생을 보니
>
> 아버지께서 저 어린 남동생을 두고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
>
> 우리에게 당부 하실 말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
> 내게 주어진 현실이 싫어 아버지께 반항도 했던
>
> 저는 아버지의 외로움을 그 땐 몰랐습니다.
>
> 남자의 등 뒤에 외로움이 묻어 있다는 것을
>
> 제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는 알것 같네요.
>
> 라일락 꽃 향기가 온 몸에 배일 것 같은 4월은
>
>
> 잔인한 달이라구..왜 그랬을까요 ..
>
>
> 이별이 슬퍼서...
>
>
>
>
> 정말 죽을 만큼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
>
>
>
> 이른 아침
>
> 아버지께서 마당을 쓸면서 부르시는
>
> 알뜰한 당신 그리고 두 만강
>
> 구성지게 부르시던 두 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 사공
>
> 두만강 강가에도 봄은 여지없이 오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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