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처럼 맑고 고운 수정아 보고싶다.
김향숙
2008.04.15
조회 31
핸드폰,오래돼서 낡은 수첩,꼭꼭 숨겨진 다이어리등등.....
여기저기 깊은 기억 속을 뒤집어 적혀있던 전화 번호를 눌렀건만...

언제든 보고플땐 꺼내서 목소리라도 들었건만.....
내 사랑하는 수정이의 모습은 간데 없고, 대신 잘못 걸었습니다....
라는 말만 들려 옵니다.

수정이를 처음 만나게 된것은 고등 학교를 졸업하고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뚝 서고 싶은 강한 용감함을 안고,동네 언니가 있는 봉제 회사로 무작정 올라와서 밑바닥 부터 시작하리라 마음
먹고,바쁜 나날을 보내며 고단한 서울 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거의 매일 지속되는 야근을 하던중 퉁퉁 부은 다리가 아파 쉬고 있을
때,"언니! 이것 먹고해"하면서 아이스크림을 건네 주는 거였습니다.

그때는 회사 기숙사에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옆방 식구였던 겁니다.
아이스므림을 건네며 빙그레 웃는 모습이 마치 천사같았습니다.

사귐성이 없었던 제게 먼저 다가온 수정이는 얼굴만큼 마음씨도 맑고 이뻤습니다.
그후로 우린 무엇이든 함께하며 붙어다녔습니다.
저는 수정이를 제 친동생보다 잘해 주었고,우린 서로 다 못해줘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기를 8년이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결혼이라는걸 생각하게 되었고
난 내가 남자였으면 수정이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단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남이 있음 헤어짐이 있는법.....
난 결혼을 했고, 우리의 만남의 횟수도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그러던중 전 이상한 이기심 마저 들었습니다.
그애가 결혼을 하지 않았음 좋겠다는 생각에,
결혼을 하지 말라고....결혼하면 시댁이랑 신경쓸게 많다고..
.....
웃읍죠!
....
그러던 중, 서른을 훌쩍 넘긴 수정이가 결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믿음이 강한 가톨릭 신자인 수정이의 짝은 같은 교회에서 만난
교우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만난 두 사람은 무지 행복해 보였습니다.
저도 행복해하는 수정이를 맘껏 축하해 주었습니다.

연세가 많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탓에 가보지는 못하고,
밖에서 따로 만나고,목소리로만 안부를 확인하곤 했습니다.

너무도 연약해 아기도 못낳을 것 같은 수정이가 예쁜 아들을 낳았다고 설레는 목소리로 전해 왔습니다.
....
그런데 어느날 그 어여쁜 아이를 잃고 말았습니다.
저도 진한 고통 속에 아이를 낳고 기르고 있는 터라 내 일인양 가슴이 아팠습니다.

첫번째 아기를 잃고 2년 뒤 다시 아기를 가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 왔습니다.
그 아인 수정이에게 희망과 힘을 주기에 충분 했습니다.
그 아기가 돌이 될 무렵에 전화를 했더니 이미 지났다고 하더군요.
그때만해도,바뀐 전화 번호를 확인했고, 밝은 수정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
살다가 힘이 들때면 항상 떠올려 혼자가 아님을 확인시켜 주던
수정아!!!....
지금 어느 하늘 아래 있는거니?
보고 싶다!....

지금도 해맑은 너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위안이 되고,
평안해 지는데....
지금 수정이가 이 방송을 듣고 있음 한 걸음에 달려 올텐데...

나의 하나 뿐인 딸도 무지 예뻐해 주었고,
언제든가 ..널 만나러 부평역으로 나갔는데 내가 행주를 삶는다고
가스 위에 올려 놓고 나와서 한바탕 난리를 겪었던 일....

우리에겐 추억도 많고,장롱 깊숙히 그 추억들이 차곡차곡 간직돼
있는데...
우리 아이도 "수정이 이모"하면....
"이쁜 이모!"하면서 기억해내곤 하는데...

항상 착해서 법없이도 살 수정이었기에 잘 살고 있으리라 믿지만.
널 보고픈 마음이 요즘 봄을 타는 나에게 있어 봄을 보내지 못하게
만들고 있어
연락 할거지?

난 너의 자취를 찾아 내고자 오늘밤을 더 헤메봐야 할 것 같아.
우린 늘 함께여서 행복했고, 웃을 수 있었잖아.
기억하고 있지...
내 연인같은 수정아!!
보고 싶다.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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