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생전36탄 후기를 담으며!
이삼원
2008.04.18
조회 49
안녕하세요. 정 근영님.
붓글씨로 쓴 글을 Fax로 보내신 정성 만큼이나 아내분을위한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깔려있습니다.

생음악 전성시대 현장의 모습과 공연후의 모습들이 그림아닌 한폭의 그림이되어 저또한 떠오르네요.

고객을 맞기위해 직업에 충실하시고 아내분과 함께 나사지는 못하셨지만 기회가 닿으셔서 다음번엔 내외분이 함께하신다면 또다른 아름다운 추억을 담으실듯 싶습니다.

행복했던 주중의 추억으로 남은봄날 아름답게 꾸미셨으면합니다.

2001년Faxf로 전화 음악신청하던 그때 요즘의 모바일과 인터넷보다 빠르게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실시간 Fax넣고 기다릴때의 추억은 또다른 맛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때론 늦게도 가야하는데.... 빠른 흐름만큼 생각들이 따라가지못할때 아쉼움도 남는것같고요.



정근영(yuhan21c)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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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방송 초창기부터 "유가속"에서 힘든 일상을 버틸 수 있는 '링거액'을 투여받는 애청자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음악신청시 "붓글씨로 쓴 Fax"를 보내 영재님의
> 칭찬(?)을 받은 인연도 있습니다.
> 저와 아내는 둘 다 몸이 좀 불편하지만 열심히 살면서 인천에서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생음악 전성시대 공고가 나올 때 아내가
> "아, 나도 한번 가 보고 싶은데..."
> "써 봐. 내가 정리해서 올려 줄께. 진심을 담아 올리면 아마 뽑일
> 거야. 더구나 요점정리 잘하는 내가 올려주는데 말이야..."
> 큰소리는 쳤지만 당첨이 안 되었을 때의 아내의 실망과 질타(?)가
> 은근한 걱정으로 다가왔지만 당첨을 확인하는 순간, 걱정은 사라지고
> 더욱 커진 목소리가 대신하고 있더군요.
> "거 봐. 내가 된다고 했잖아.(점점 커지는 목소리) "
>
> "당신과 나, 그날 일찍 문닫고 봄 나들이 가는 거야...엄마도 한번
> 보고..."
>
> 제 처가는 공교롭게도 과천입니다. 시민회관에서 1km 남짓한 거리에
> 사시는 장모님.
> 평생을 장사에, 자식 공부에 고생하시다가 노년에는 장인어른의 병환으로 지금도 신장투석을 위해 일주일에 세 번씩 병환 수발에 얼굴
> 펼 날이 없으신 장모님. 몸도 불편한 저와의 결혼을 담담히 허락해
> 주신 장모님의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
> "여보, 장모님과 다녀와라. 나 그 날 체육복도 팔아야 되고, 일찍
> 문 닫으면 단골들에게 욕 먹는다. 그리고 당신, 내가 희생정신 투철한 강재구소령 졸업한 초등학교 후배인 것 알지. 내 한 몸 장렬히 희생하면 당신과 장모님 좋은 구경하고 좋잖아..."
>
> 사실, 유영재씨외에도, 중학교때 너무 좋아한 혜은이씨, 인터넷에서 알게된 걸쭉한 목소리의 가선 박진광씨, 넉넉한 노사연씨등을 만날 수 있는 "일생 일대의 양보할 수 없는 권리(inalienable right)"를 아내와 장모님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추억으로 바꾸었습니다.
>
> ......
> 계속 걸려오는 아내의 전화.
> "여보, 당신이 좋아하는 혜은이."--- "끊어, 바쁘다고.."
> "여보, 김범용,박진광"--- "니, 누구 약올리나. 박수만 들리고
> 하나도 안 들린다."
>
> 9시쯤 가계문을 닫고 과천시민회관에 도착하니 9시 50분 정도 되었습니다.
> 상기된 아내의 목소리
> "여보, 나 유영재씨 싸인 받았다."---".....(무관심과 삐짐)"
>
> "장모님, 어떠셨어요?"
> "너무 좋았네. 내 평생 이런 구경은 처음이네. 유한아빠. 고마워.
> 덕분에 오늘 즐거웠네. 고생했어..."
>
>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up된 아내의 감상 후기를 연신 들어주면서 뿌듯하였습니다.
>
> "여보. 고마워. 나만 좋은 구경해서.."
> "나야 다음에 가면 되지 뭐. 나야 신청하면 티켓 바로 와."
> 말도 안 되는 뻥(?)을 치면서 힐끗 본 아내의 얼굴은 소녀였습니다.
>
>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저에게도 좋은 추억을 주셔서....
> 늘 마음으로나마 응원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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