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유난히 분주한 날이었답니다.
나의 1년 농사를 마무리 짓는 날이었기 때문이죠.
밭에 씨를 뿌리는 봄에 농사를 마무리 하다니 의아해 하셨죠?
매년 이맘때면 큰 항아리 속에 담가두었던 메주를 꺼내 된장을 담그는데, 간장을 다리고 된장을 만드는 일이 저의 1년 중 가장 큰 행사거든요.
팔이 아픈 저를 위해 매년 메주를 치데는건 남편의 몫이었는데
일이 바쁜 남편이 올해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회사로 가버렸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더 분주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하루종일을 걸려 만든 된장을 동생네 줄 항아리 속에 하나가득 담고, 30년만에 만난 초등학교 친구를 줄 항아리 속에도 또 하나 가득 담고, 도와 주신 언니같은 이층 아주머니댁 항아리에도 하나가득 담고.
그리고 제일 큰 우리집 항아리에 더더더더더 하나가득 담고......
이제는 볼록한 항아리만 쳐다봐도 제 배가 다 부를 정도랍니다.^^
힘은 좀 들지만,
아침, 저녁으로 가족을 위해 뚝배기에 맛나게 담근 된장을
사리살짝 풀어주고 호박과 고추, 두부를 넣어
보글보글 맛나게 끓여 상위에 올려 놓으면
"호~~~호~~~"하면서 맛있게 먹을 모습을 생각하니 흐믓흐믓.
뭐 이런게 행복 아니겠어요?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남편은 그냥 오기 미안했는지
부침개에 시원한 막걸리 한통을 사들고 들어왔어요.
큰 사발에 걸쭉한 막걸리를 쭈욱 따라주는데
갈증이 나던 참에 시원하게 한잔 벌컥벌컥 들이켰죠.
이게 얼마나 꿀맛이던지......
이 막걸리 한 잔에 우리 남편이 더할나위없이 세상에서 젤로 멋져보이지 않았겠어요? 크크크크크크.
거기에다가 보태기 한판!!!!!!!!
힘들다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다리도 주물러 주는데,
순간 뭉클~~~가슴이 찡했답니다.
자기도 하루종일 힘들었을텐데 내색도 하지않고 나를 위해.
오늘 저녁에는 부끄럽지만 남편한테 사랑한다고 잠자기 전에
살짝 속삭여 주려구요.
이렇게 사연을 쓰고 있는 저를 보면서
'박작가' 이러다 아주 등단하겠어~~이러면서 놀리곤 방으로 들어가네요.
방송에서 자기 이야기 나오면 소리없이 살며시 웃는 우리 남편.
경상도 사나이라 감정 표현을 잘못해서 좋다는 표현이 고작 미소 띠는 정도지만, 사연이 나온 날이면 저보다 더 신나서 딸아이에게 자랑을 하곤 합니다.
말걸리로 전해 준, 제가 느낀 이 사랑이 얼마나 따뜻하고
갈증까지 덜어줄 정도로 얼마나 시원했었는지.
그리고 이말도 함께 전해주면서 저 또한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사연을 적어봅니다.
귀여운 우리 남편 사랑하고, 항상 힘내세요!!!
핸드폰 바탕화면의 글처럼, 당신 곁에는 늘 저와 우리 아들 딸이 있으니까요!!!!
* 신청곡 : 노사연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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