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조용필 콘서트에 욕심을 내어 글을 적는 건 아니랍니다.
부모님아란 제목을 보니 그냥 어린시절이 생각 나 적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저에게는 세상에 태어나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두 딸이 있습니다.지혜, 지후 10살과 8살이 된 공주들이고 지혜지자와 사랑할 혜, 왕후후자를 이름으로 가지고 있지요.
지금 아이들을 소개하는 것은 저와 아이들과의 유대관계가 어릴 적 아빠와의 친밀감이 밑바탕이 되었던 까닭입니다.
키도 제법 크고 무게도 나가는 이녀석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엄마 무릎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그것도 그냥 앉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아기가 엄마 젖을 먹는 자세로 긴 다리를 쭉 뻗으며 안겨서 엄마 쭈쭈에 가슴을 묻지요.
전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거나 서로 부비부비 하는게 너무나 행복한 엄마입니다.
우리 아빠는 아주 오래오래 아프셨습니다.
엄마 말씀을 들으니 결혼 하셨을 때부터 아프셨다고 하니 목사님들의 중매로 결혼을 한 엄마는 처음부터 걱정이 많으셨을 듯 싶은 현실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9살이 되던 설날이 지나고 며칠 후 돌아가셨는데 그 몇달은 언제나 핏기없는 얼굴로 앉아계셨고, 그전에도 힘든 일은 못하셨지요.
당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아시고 그 전해에 새집을 지었습니다.
수돗가가 없는 집도 많던 시절 펌프질만 하면 시원스레 쏟아지던 수도는 사람들이 부러움을 많이 샀었지요.
이렇게 아프시다보니 결혼 5년이 다되어 얻은 못생긴 큰딸이 어떻게 예
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할머니는 이렇게 못생긴 애기는 첨 봤다고 하셨다는데 자식에 대한 아빠의 사랑은 눈물겨웠습니다.
욕심많고 까탈스러운 큰 딸이 지나가던 아이 손에 든것을 갖고 싶어하면 뺏어다도 줄 만큼 내 자식이 귀했던 울 아빠.
유난히도 절 이뻐하셔서 방안에 계실때는 언제나 절 무릎에 앉히시고 집에 마실 오신 어르신들과 말씀을 나누셨어요.
까실까실한 턱수염이 가끔 내 얼굴에 스치는 것이 얼마나 좋앗던지 지금도 신랑에게 수염을 깎지 말라고 할 정도네요.
아침이면 세아이들 쪼르르 앉혀서 세수를 시켜주시고,일요일엔 10원씩 헌금을 쥐어주셨어요.
책도 무척 좋아하셨다는데 밥상머리에서 책 읽다 늘 혼났던 저는 분명 아빠딸인가봐요.
지금도 힘들때면 언제나 아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가끔 엄마께 장난을 칠 때도 있죠.
"엄마는 신랑이 맨날 젊어서 좋겠수?"
어디 엄마뿐이랴, 내 기억에도 아빠는 언제나 잘생기고 자상한 모습인걸.
그탓인지 잘생기고 가정적인 남편과 따뜻한 딸들과 알콩달콩 잘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한동안 힘들었고, 최근엔 신랑이 갈비뼈에 심하게 금이 가 고생했지만 13년을 우릴 위해 애쓴 신랑에게 저도 이야기 해 줍니다.
'걱정마, 내가 열심히 일해서 보충해 줄테니까 잘 쉬어"
약을 지어주니 괜히 좋은지 싱글벙글거리며 다시 지방으로 떠난게 그젭니다.
울 아빠 하늘에서 이 모습 보시면 기뻐하시겠죠?
돈이 다가 아니고 마음을 나누며 사는 우리 가족은 분명 아빠가 주신 사랑덕분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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