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봄을 조금 지나 여름이 다가오는데
전 아주 오래전 가을에 있었던
약간은 어리석었던 저 때문에 생겼던 사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느 가을...
초등학교때이니까 음...몇년 전인지...
(아줌마도 여자인지라 몇년 전인지 말하면 나이가 탄로나니까 패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호호호호~~~~
온동네가 텅비어 있었답니다.
어르신들은 아마 들로 산으로 일을하러 가셨던 것 같네요.
아무튼 정말 온동네는 터어어어어엉~~비어 있었어요.
서부영화에 텅빈 마을에 모래만 휘날리는 그런 모습으로다가요.
심심하던차에 우리는 궁리를 하기 시작했죠.
뭐하고 놀아야 잘 놀았다고 칭찬을 받을까. 크크크크
뭐 그리 길게 고민할 것도 없이 답이 나와버렸죠.
결론은 부침개 였답니다.
각자 집에가서 하나씩 부침개 거리를 준비해가지고 뒷산에서 만나자하고 일단 흩어졌습니다.
제 몫은 들기름이었죠.
옛날에는 기름도 귀해서 어찌나 애지중지 아껴먹었는데
그걸 너무도 잘 아는 저였기에
그런 들기름을 몰래 훔쳐가기위해
엄마가 들기름을 고히 모셔둔 광으로가서는 조그마한 병에다가
반만 따라 나왔습니다.
광에 오래 있다가는 엄마한테 걸릴까봐
더 따라갔다가는 귀신같은 우리 엄마가 알아챌까봐
뭐 그 반병을 따르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암튼...
완전 범죄라고 생각하며 흥얼거리며 산으로 가는데
병의 나머지 반이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그 반은 사정없이 물로다가 채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어리석을 수 없는 거죠. ^^;;
이렇게 물반, 들기름반으로다가 한병을 채워들고
마치 한병 모두 들기름인냥 신나게 산으로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친구들이
"야~~너 들기름 많이 가져왔다."하며 절 보자마자 반응을 보이는데.
일단 작전 성공이라는 기쁨에 물로 채웠다는 사실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죠.
땅을 파서 솥뚜겅을 걸치고
그 아래다가는 나무를 넣고 불을 때어
솥뚜껑이 달궈질 무렵...
야심차게 준비한 들기름을 바르는데...
짜짜자잔~~~~~~~!!!!!!
솥뚜껑 위에서 물방을들이 춤을 추는데
타다다닥 타다다닥 타다다닥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먹을 생각에 군침만 흘리던 친구들 너무 놀라
뒤로 벌러덩 넘어졌습니다.
뭐 혼비백산 다들 도망가기 바뻤죠.
그래도 얼른 진정한 저는
산불이 날까싶어 흙으로 솥뚜껑을 덮었습니다.
튀기건 기름도 잠시 멈추고 솥뚜껑이 평화를 찾을 때쯤
살겠다고 도망갔던 친구들이 돌아왔습니다.
부침개고 뭐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신들이 가져온 그릇을 챙겨서 다시 산을 내려왔습니다.
친구들은 아직도 그날 왜그렇게 기름이 튀었는지 모릅니다.
미안하다 친구들아~~
난 부침개를 많이 먹으려고, 기름 좀 많아보이려고 그랬던건데.
정말 그때는 알지 못했던 거니까 용서해줘~~
그리고 이제는 잘할 수 있는데
언제 우리집으로 한번 초대할께.
마당에서 직접 기른 부추로 내가 둘이먹다 둘다 죽어도 모를
부침개 많이 해줄테니까 꼭 와야해.
어현에 살다가 지금은 태릉에서 살고 있는 점순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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