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목련 나무 아래서의 삼겹살 파티
손정운
2008.05.22
조회 14




박점순(pjs5684)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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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오후였다.
> 함께 일 하시는 분이 볼일이 있으시다면서 안나오시고
> 남편과 둘이서 일을하고 있었다.
>
> 이 날은 동생이 연극을 보러 가자고 한 날이었다.
> 연속 3주 째 남편만 두고 외출을 했었기 때문에
> 오늘 연극을 보러 가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벼루고, 벼루고, 벼루다가
> 4시가 되어서야 이야기를 꺼냈다.
>
> "여봉~~~(미안한지라 살짝 애교를 섞어가며),
> 오늘 이쁜이랑 연극 볼라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버렸다."
>
> "일찍 말하고 갔다 오지, 왜 말 안했어?"
>
> "미안~~해서 그랬지..."
> "대신 오늘 열심히 일했으니까 다음번에는 꼭 갈꺼야. 알았지?"
>
>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일을 하고 있는데
> 어디선가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
> "점~~~순~~~~~~~~~~~씨~~~~~~~~~~"
>
> "(눈을 똥그랗게 뜨며) 왜~~~~~~~~~~~~~~~~~~?"
>
> "오늘 퇴근하고 삽겹살에 소주한잔 어떠신가?"
>
> "좋지요."
>
> 일을 끝내놓고 집에와서 상추와 쑥갓, 돈나물을 바구니에
> 하나 가득 뜯어놓고,
> 마당에다가는 남동생이 소화기로 특수 제작해준 삼발이 화로에다가
> 탁탁탁탁 소리를 내며 타는 번개탄을 피워놓고,
> 남편이 사온 고기를 굽는 동안,
> 나는 주방에서 오이와 양파를 썰어 살짝 버무려 그릇에 살짝 올려
>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다가 한상 차려 놓고
> 남편과 소주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
> 한상이라고 해봤자
> 평상의 한 쪽 귀퉁이만 차는 야채들과 오이 무침, 밥과 김치 뿐이었지만
> 한정식 집이 부럽지 않은 거한 한상으로 다가왔다.
>
> 번개탄이 한창 열을 내며 고기를 지글지글 맛있게 굽고 있을 즘
> 마침 딸아이가 배가 고프다면서
> 불이나케 뛰어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는
>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 우리 부부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 바라만봐도 행복했다.
>
> 목련나무 아래서 우리 가족의 삼겹살 파티는 이렇게 무르익었다.
>
> 아마 이런 시간들 때문에 우리 가족은 아파트를 싫어하나보다.
>
> 조촐한 파티를 끝내고
> 해가 뉘엇 뉘엇 넘어갈 쯤
> 남편과 나는 평상에 앉아 이런말, 저런말을 나누며
> 오랜만에 꿀맛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 얘기를 나누던 중 남편이 내 손을 꼭 잡더니
> "OO 엄마~~~~~ 고마워!!! (눈에는 ♥가 가득차서는)"
> 하는 것이었다.
>
> 자주 듣는 말이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그 마음이 가슴속까지 전달 되어
> 나도 뒤질세라 남편 손을 꼭 잡으며
> "영배씨~~~~~~ 나도 고마워!!!!!"
> 하며 눈에다가는 ♥를 100개는 담아 강렬하게 쏘아주었다.
>
> 토요일 오후
> 목련이 마련해 준 시원한 그늘 아래서
> 이렇게 따뜻한 시간을 보낸
>
> 태릉에 사는 순이가 사연 올립니다.
>
> 신청곡 : 부부듀엣의 부부
>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라고 합니다.
> 일하면서 남편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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