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 흐름 일테지~~~~~
황덕혜
2008.05.20
조회 64
내 성격상 이런 자세는 용납이 안된다
그런데도 지금의 난 그런 흐름에 그냥 멍하니 온정신을 맡기고 있다
벌써 며칠째.

그냥 무기력 하다
아무 이유없이....

새로운 숙제가 공고 되고, 이젠 이름만 봐도 정겨움이 불쑥 솟아 오르는 님들이 쓴 결고운 글들을 읽어 나가면서, 라디오 책방의 글들을 두루 섭렵 하고도 맘은 볶이는데 손끝엔 힘이 하나도 안 실린다.

그냥 이것도 한 흐름 일테지....
맘을 다독이며 게시판 차고 앉아 주제도 불분명한 글을 써 내려 간다

학창 시절, 도서관서 책 읽다 나선 교정은 제법 늦은 시간에 머무르고 있었다

시선이 닿는 끝머리 즈음...
김동리 선생님이 어적어적 걸어가고 계셨다

아카시 향기가 진하게 남아 있음이 느껴지니 분명 봄밤 이었을테지...

"20대 고민이 30대 넘어가고 나이가 더해 질수록 외로움과 괴로움은 깊고 넓어진다... 또한 그것은 오롯이 자신이 감당 해야 할 몫이다"

30년이 지난 이시점 에도 또렷히 기억되는 선생님의 음색과 말 들...


내 의지 대로 엮인게 하나도 없다
깊이 생각해 보면...

부모도, 형제도, 학업도, 세상에 손톱 만큼 자랑할 내 재주도 알고보면 친가와 외가중 누군가가 이미 했던 일을 답습 하고 있을 뿐이다

많이 받고 많이 누리고 많이 즐기고 살아왔다

처음으로 내 의지 대로 하고파서 지난 금요일에 대구 잠깐 내려가 남편과 장기기증 신청을 하고왔다

언제부터 맘먹고 있던 일인데 시간 맞추기가 어찌 그리 어렵던지...
친정 질녀가 근무 하는 종합 병원에 시신 기증도 함께 신청 했다

오래도록 빚진 마음 갚은것 같은 그 홀가분 함이란...

영혼이 실리지 않은 육체는 별 의미 없음이다
자식들 살아 있는동안, 그들 가슴속에 추억으로 존재 하는 부모상 이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다
그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이지 않은가...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받았던 건강한 몸.
너무 낡아 버리기 전, 누군가의 소중한 쓰임에 한귀퉁이 보탬이 되고싶다


이글을 쓴 뒤 전철 타고 한강을 보고 오려한다

텅비운 마음 한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가득 담아 오고 싶다

오월 이어서 좋고, 밝은 햇살과의 동행이 있어 좋고, 그리운 이 가슴에 실루엣 으로 담아 혼자 오고 감이 더 좋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무력감...
아직 진행중인 내 삶의 한 흐름일테지...

그냥 얕은 여울목 만나 숨가쁘게 넘어 가고 있음일테지...



신청곡// 정미조 개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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