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입는 옷
박혜옥
2026.07.23
조회 93
엄마는 무척이나 알뜰하게 사신 분이셨다.어떤 것 하나 허투로 버리거나 하질 않으셨다.그도 그럴것이 힘든 시절을 보내셨고 8남매의 오빠가 없는 맏딸로 태어 나시고 동생을 책임 지신 삶이시다 보니 그럴만도 했었나 보다.워낙 검소 하시고 알뜰하신 엄마에겐 어떤 물건이 손에 익숙해 지면 평생을 같이 가는 삶이셨다
막내로 태어난 나는 위로 언니들이 둘씩 이나 있었고 해서일까(?!) 좀체로 옷을 사 주는 일이 일상화 되어지질 않았다.대신 언니들이 입다 작아져서 못 입는 옷들이 나의 소유물이 되어지곤 했다.옷이며 전과며 모두를 물려 받아 써야 했다.언니들이 결혼을 하여 임신을 하고 아이들을 하나둘 낳게 되고 하면서 몸이 불어 지게 되었는데 맞추어 놓고 안입게 된 옷들을 그것도 새것을 8벌 이상 받게 되었다.언니네 집에 카트를 갖고 가서 갖고 오게 되었고 날 잡아서 옷장 정리를 해놓고
"이렇게 세련된 옷을 이제부터 삼박하게 입어야지!"했다.그런데 2년이 지나도록 농장에 그대로 걸어 두고 있었다.직장에 나갈 때에 익숙한 옷을 입게 되지 엘레강쓰한 정장옷은 잘 안 입게됨을 본다.그러다 보니 무슨 특별한 날에나 입어야 하는데 그런날이 1년중 몇번 안되었었다.그저 입고 나가는 자주 입는 옷은 하도 입다 보니 닳아지고 낡아지고 하여 바느질을 다 하게 되고 이 정도면 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옷이 되곤 했다.그러다 보니 자주 입는 옷이 늘상 정해지다 시피 했다.내가 늘상 입는 옷이 이 정도의 한계성 속에서 입고 있음을 씁쓸하게 옷장을 열때마다 본다.놀라운 사실은 옷뿐만이 아니다.그릇이나 접시도 늘 쓰는 것만 쓰곤 한다.여러개가 있다고 여러개를 다 쓰는 것이 아니다.그저 몇개 정도 만으로 충분하다.요리에 관심이 많아 TV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열심히 메모를 해 두었고 메모를 하면서도 쉽게 다 할수 있을것 같았지만도 막상 하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조카가 집에 온다거나 언니들이 집에 온다거나 할때에 큰맘 먹고 몇개 특별한 음식을 하게 된다. 어머니 살아 계실 때에는 명절때나마 동기간을 만나곤 했는데 어머니 돌아 가시고 나니 동기간을 만나 식사 한번 하기도 어려워 짐을 본다.씁쓸할 뿐이다.그렇기에 늘상 보는 이웃들.늘상 전화하고 문자 보내는 사람들은 무슨 특권을 갖고 있는 존재가 아닌가 느껴진다.미국에서 공부하고 결혼하여 자식을 갖게된 조카가 7월말에 한국에 온단다 고모인 나에게 인사를 하러 오는데 애까지 데려와 5식구들이 1박 2일 쉬다가 갈 참인데 몇년만에 보는 것인가? 거의 5년만에 보는것 같다.기억에 남는 특별한 음식을 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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