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가을 군에 입대했습니다. 4주간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휴가냐구요? 아니요. 그다음 월요일부터 출근을 해야하는 신세가 된 거였지요.
수송버스라 불리우는 방위병을 태운 버스는 매일 집근처에서 새벽 6시면 출발했습니다.
부대까지는 무려 1시간4~50분정도가 걸리는 길이었죠. 버스안에서도 군기가 존재하던 참 오래된 이야기네요.
아무튼 방위병이지만, 방위병과 현역병이 함께 근무하는 후방사단에 근무하게 된 저는 ㅎㅎ 글씨를 좀 잘 쓴다는 단 한가지의
정말 단순하고도 단순한 이유로 행정병에 뽑히게 되었습니다. 현역병과 방위병 그리고 하사관 등의 인사업무를 맡는 부서에서
저는 가장 막중하고도 중요하면서 제가 없으면 사단이 돌아가지 않는, 육군양식(문서)을 담당하는 보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매일 피곤에 지쳐서 퇴근해도 다음날 어김없이 새벽에 출근해서 군복으로 갈아입고, 5시까지 업무를 보고, 퇴근시간 교통체증까지 뚫고
집에 돌아오면, 7~8시가 되는 살벌한 생활을 하던 중, 드디어 3개월 정도가 지나고 저희 부서에도 ㅋㅋㅋ 기다리고
기다리던 쫄병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아이고~ 얼마나 귀엽던지. 키는 조그맣고, 얼굴에는 아직도 여드름이 듬성듬성,...
이 친구는 왜 우리부서에 뽑혀왔나 했더니 제 옆자리 타자병이 곧 소집해제를 앞두고있는데, 이 고참의 후임자로 선택이 되어 들어왔어요.
"오~ 타자를 겁나게 잘치는구나" 했는데 웬걸...... 하기야 선임자가 (그당시에는 있었는데) 타자학원 강사를 하던 사람이라, 뭐 어떻게 해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우리 둘은 ㅎㅎㅎ 3개월 차이 고참쫄병이었지만, 신기하게 나이도 같고, 학번도 같은 데다가 바로 옆 대학을 다니다가 온겁니다.
오늘은 제가 터지고, 내일은 쟤가 터지고, 뭐 구타정도는 있던 시대라,.. 둘이서 코피도 닦아주고,..ㅋㅋㅋ 다니다가
퇴근버스를 타고 내려 함께 막걸리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간 날도 많았었죠.
그렇게 18개월이 흘러 저는 부대를 떠나게 되었고, 학교가 바로 옆이니 연락하자고 얘기하고선
막상 복학하고 학생이 되니, 그 생활에 바빠지고, 취업을 앞두게 된 데다가 집안 형편이 좋지않아 아르바이트를 놓을 수가 없던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냥 지내다보니 벌써 제 나이 59세가 되었네요. 내년이면 우리 둘다 환갑잔치 할 나이말입니다.
60 전에는 꼭 만나서, 수송버스 내리던 곳에 가서 막걸리 한잔하며, 그때 기억도 되살리고,
지금부터라도 친한 친구로 다시 만나고 싶어 "가요속으로"에 도움을 청해봅니다.
제친구 이름은 오성종 당시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86학번이었습니다. 제이름은 박성철, 저는 바로 옆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다녔었죠.
부디 꼭 만나서 머리 긴 오성종 상병을 보고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다시 머리가 다 빠져서 군생활할 때로 머리가 돌아왔습니다. ㅠㅠ)
보고싶다 성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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