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기억에 남는 가게 쥔장)
김혜경
2008.06.30
조회 39

우리동네에 재래시장이있어요.
질서정연하게 진열된 물건은 아니지만
정감어리고 부담없어 자주찾는곳이랍니다.
내가 단골이 된 야채가게 할머니를 소개하고파
몇자 적어봅니다.
갓 결혼해 단촐한 두 식구살림이라 반찬거리 재료 사려면
한참을 생각해야 했답니다.
왜냐면 조금씩은 잘 팔지않아서 사다두면 버리는것이
더 많거든요.
할머니가게를 처음으로 갔던날~
한참을 이것저것 두리번거리고 고민을하고 있는데
"새댁! 뭘찾수? 식구는 몇이유?"
초면에 식구수를 묻는 할머니에게 쌩뚱맞은 표정으로
"그건 왜요? 두 식군데요."
그러자 할머니는 오늘 무슨메뉴로 저녁을 할건지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지요.
음식솜씨도 서툰 초보 주부가 뭘 알겠어요?
생태찌개 한번 끓여보려고 한다고 했더니 할머니는 요리법까지
알려주시며 필요한 재료들을 손수 골라주셨어요.
게다가 정말 특이하고 자상함을 느낀건 식구 적다고 두부도
반으로 뚝 잘라 반모~쑥갓도 한단중 4분의1만 덜어서 담아주셨어요.
다른가게에서는 그렇게 팔지도 살수도 없거든요.
일흔 넘은 고령의 연세에도 무거운 야채 리어카를 끌고
물건 해 오시는걸 보면 존경스러움을 넘어 마음이 아팠어요.
그 이후로 할머니는 나의 요리선생님이되어 그날그날의
메뉴 조리법을 알려주시고 재료까지 골라주시는 저의 어머니같은
분으로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얼마전 그곳 재래시장이 재개발로 인해 헐리고 말았지요.
이제 할머니의 따뜻함이 묻어있는 공간은 온데간데없고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상가가 떡하니 버티고 있답니다.
야채가게 할머니~
이제 저도 베태랑 주부가 되어 할머니께 배운 여러가지 요리와
훈훈한 인심을 알게되었답니다.
물건만 파신게 아니라 사랑과 정을 함께 파신 할머니~
할머니같은 상인들이 차고 넘치는 사회~
정말 우리모두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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