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듯올듯 하다 기어이 쏟아지는 빗속에 작은 모임을 가졌다
안동 선배가 출두 하는 날은 어김없이 번개팅이다
그 먼길을 두달에 한번꼴로 상경 한다는 정성이 기특하여 문자 도착하면 감전된듯 쭈르르 약속 장소에 모인다
모두 12 명이 모여 이런저런 시국 얘기도 하고 학창시절 에피소드로 옮겨가다 문득 학보사 얘기에 촛점이 맞춰졌다
"어이, 미쓰 황~~편집장 했던 서교수가 지난 주말 어부인 모시고 우리 식당와서 밥한끼 묵고갔다.
선영이 왔을 때 연락 안했다고 디기 섭섭해 하더니 연락병이 너라니까 '아직도 내가 그리 싫은가?' 하더라
허허허...니가 그때 끝내주게 한방 먹였다 아이가~~"
대학 1학년 가을 축제 이틀 전, 밤새 한잠 못자고 원고 써 갔는데 읽는둥 마는둥 하더니 쓰레기통에 휙 집어 던지며
"어이~~황꼴통. 넌 머릴 악세사리로 달고 다니냐? 이걸 원고라고...다시써왓!"
머리 꼭지가 획 돌아 버린 나는 그길로 '사직서' 정중하게 써 놓고 여행 가방 꾸려 일주일간 마음 닿는대로 강원도를 헤집고 다니다왔다
겁많기로 소문났던 나도 악에 받히니 숨겨진 용기가 솟아 났었나 보다.
축제 현장의 이모저모를 소상하게 적어 대학 신문에 올려야 했었는데
내글이 실려야 하는 칸은 급히 스케치한 그림으로 대처대고...
엊그제 처럼 선명히 떠 오르건만 벌써 30년도 더 된 얘기다
"그러게 왜 날 건드려~~ 건들긴~~" ㅎㅎㅎ
초겨울 즈음인 11월 중순경 선영언니 있는 터키에 가자고 중론이 모아졌다
"내 희망을 빛 바래게 하지마~~ 나, 공장일정 11월 5일까지 다 짜 놓았고 내년 2월까진 그냥 어울려 놀려구...꼭 와줘야 한다~~
글구 너, 유가속 젊은분들의 젊음은 훔치지 말구 열정은 좀 훔쳐 갖구 와라~`나도 좀 나눠갖게~~~"
11월 5일 이 후 우리가 올때까지 맛사지도 좀하고 머리도 매만지고 그런단다
언니는 어느새 희망을 얘기한다
삶의 소용돌이 속을 용케 살아남은 우리...
가족이 함께 있어도 외로움이 깃드는 날이 있다
그런날은 파도에 젖고 비에 젖어 잔뜩 물기를 머금고 있다
시간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여행이 소중해진다.
바꿀 수 없는 시간에 미련을 두는 대신, 여행을 통해 공간을 바꾸고 나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테니까.
여행이 가치가 있다면, 그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한시절 함께한 그대 있음에 삶을 회억 하는 여행을 꿈꿀 수 있음이다.
(신청곡) 임지훈....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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