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안개였나요..
문순주
2008.07.07
조회 29
오전내내 짙은 안개에 휩싸였던 주위가 이제서야 안개속에서 빠져나온 듯 하네요.
숨막히게 덮인 안개를 보면서 지난 겨울 네팔여행지에서 만났던 안개가 생각났어요.
워낙에 공기가 좋지 않은 걸로 유명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만난 안개는 숨을 멈추고 있는게 나을 정도로 매캐한 연기가 섞인 안개였지요.

여행의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선 네팔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기에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공항에 가서 검색대를 통과하고 비행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오전 8시, 시간은 지나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는데 비행기는 한대도 뜰 생각을 안하고 있더라구요.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하더라구요.
별 설명도 없이 기다려야 한다기에 마냥 기다렸죠.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영 떠날 기미는 안보이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사실은 안개가 짙어서 비행기가 출발을 못하고 있다구요.
거의 매일 안개가 끼기 때문에 첫 비행시간은 12시, 1시는 되어야 한다구..
제 시간에 비행기가 출발한 날이 없다구...하더라구요.
정말 기가 막혔죠.
그렇담 첫 비행시간을 12시 이후로 조정해야하는거 아닌가 물었더니 "간혹 제 시간에 출발할 때도 있어요" 하는거예요.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은 없죠 뭐..
출발전에 네팔이나 인도는 기다릴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도 막상 부딪히니 그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빨리 빨리'에 오랜시간 길들여져 있다보니 순간 순간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고...그렇더라구요.
그렇게 기다린 끝에 낮 2시가 넘어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죠.

안개속에 묶여 있다보니 그 날 히말라야 자락에 들어서야 했는데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버렸죠.
사실 지나고보니 여행이란게 그런건데..
꽉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기 보다는 여유있게 기다리면서 그들의 문화에도 녹아들고 그들의 삶을 피부로 느끼는게 여행인데..
첨엔 내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보려고 하고 우린 이런데 왜 그들은...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었죠.
배타적인 시각과 그들 나라에 대한 선입견이 여행의 독이 된다는 것을 여행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안개 자욱했던 오늘 아침이 잠시나마 저를 다시 그 곳에 서게 했네요.

<신청곡>
정훈희 - 안개
이미배 - 당신은 안개였나요
김범룡 - 안개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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