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哭을 염려하며...
김영철
2008.07.22
조회 38

염소의 뿔도 녹여 버린다는 오늘은 대서입니다.
비온 뒤끝을 서서히 달구는 태양의 서슬에 또
한풀 꺾이는 일상의 고단함을 그나마 염려하며 단잠을 소망하던
이른 아침.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전화선을 타고 흐르는 장모님의 음성이 잔뜩 떨고 있다는 감을
잡기 무섭게 염려는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에미는?"

" 출근 했는데요? "

" 벌써?"

새벽에 출근하는걸 뻔히 알고 있으시면서 물어 보시는것은
당신 스스로 침착함을 가장하는 것이었으리라...

"무슨일 있으셔요"( 조금 머뭇거리시더니)

"응, .. 할머니 방금 끈 놓으셨다"...

" 네`~~ 할머니가요?!

나도 짐짓 놀라는척 하였으나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터라 차분하게 이것 저것 반문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벌써 몇일전 한차례 온 가족이 위독 전화를 받고 모였던터라
할머님의 이승에서의 여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마음으로
인정하고 있던 터였다.

아내에겐 참으로 각별한 할머니였다.
장인 어른이 반공포로 출신이라 통일이 되면 바로 고향으로
달려 가리라 휴전선 턱밑 임진강가에 자리를 잡고 외로운 타향살이를
혈육하나 없이 지낼때 서로 마주보고 살면서 혈육보다 더한 정을
나누고 살았다 한다.

특히, 첫째인 아내는 아예 할머니 집에서 산날이 집에서 보다 훨씬
많아 할머니가 거의 다 키우다시피 하였답니다.
할머니의 두딸(집사람은 큰 아줌마,작은 아줌마로 불렀슴) 은
당시 미장원을 하였는데 각별히 이뻐하여 어릴쩍 사진을 보면
그 당시는 감히 누릴수 없는 특별한 호강을 하였더군요.

그렇게
친 할머니 대신으로 기대며 살아온 아내는 벌써 몇일전 위독 하실때
부터 눈물 바램을 하고 속울음을 삼키고 있는것을 내 알고 있는데...

어찌 알릴꼬?

혹 ?
일하다 잘못될까 염려하여 아직 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속이 시작될 즈음이면 알려야 하지 않을까생각 합니다.
행여 할머니 가신줄도 모르고 한가한 오후시간 웃고 떠들었으면
심성 여린 사람 자책 할까봐?

오면 가야하는것이 人生이라면?

왜? 속절없이 이 시조가 생각날까?


" 한손에 가시쥐고 한손에 막대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


할머니!

세상에서 자식농사 잘 지으셨고 만사를 잘 갈무리 하셨으니
빈들 추수 뒤끝을 휘적이며 허허롭게 웃고 있는 허수아비 친구삼아
복된 하늘나라 편안하게 가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그리고 여보!

너무 슬퍼마오!
구십을 훌쩍 넘겼으니 백수를 누리신거나 진배없지 않소?

편안하게 가시길 빌어 줍시다.

//// 조 정희 "" 참새와 허수아비" 가시는 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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