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였다.
"따르르르릉~~~따르르르릉~~~~"
전화가 신나게 울렸다.
받아보니 쌍문동 오빠였다.
다짜고짜 하시는 말씀이 "일요일에 뭐하니?" 였다.
사실 아무일도 없었지만 전화하자마자 먼저 물어보시는통에 놀라
머뭇 거렸다.
그래도 바로 "아무 일도 없는데요."
하니 오빠는 그럼 일요일에 다들 집으로 올라고 하셨다.
곧 있음 중복이니 다들 모여 닭이라도 삶아 먹자는 것이었다.
알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바로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런데 요 녀석들.
다들 일이 있어 못간다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 두 부부만이 가게 되었다.
닭은 다 먹어버리겠다는 일념하나로. 크크크크크.
오빠와 언니는 대문 밖까지 나와 우리를 반겨주셨다.
아마 친정 집에 갈 때 날 기다려주는 부모님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빨리 오라며 손을 잡아 끄는 오빠를 따라 들어가보니
이미 큰상 한가득 맛난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벌써 음식을 차려놓으시고 우리를 기다리셨던 것 같았다.
우리가 반갑기도 했지만 다른 동생들이 오지 않았음에
많이 실망하신 듯 했다.
"같이 왔으면 좋으련만...좋으련만..."
이렇게 '좋으련만'을 반복하시는 오빠 얼굴에 서운한 마음이
가득해 있었다.
이를 눈치 챈 센스 만점 우리 남편
바로 오빠가 좋아하시는 술을 내밀며
"술 한잔 하시져~~~" 하며 이러쿵 저러쿵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잔 두잔씩 술을 먹은 후에는
동양화 공부를 하기 위해 녹색 매트부터 피고는
쉼없이 팔을 흔들어 데었다.
그렇게 배불리 먹고 신나게 하루를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언니가 누가 시골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고추, 고사리, 대추, 콩, 겉절이 김치, 대파, 호박잎 등을 싸서 주시는데 울 남편 들고오는 내내 왜 그리 무겁냐며
술에 취해 빙그르르 빙그르르 겨우 집에까지 들고 들어와서는
마당 평상위에서 대자로 누워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길로 나는 들어와서 모든걸 챙겨 냉장고에 넣고
이쁜이가 말하는 그 맛있는 호박잎도 사리 살짝 쪄서 접시에 식히고 올 봄에 담가 놓을 누럽게 익은 된장을 살작 한수저 푼 다음
가진양념 해가지고 아이들 한테 먹으라고 상위에 올려놓고
외숙모가 주신거라며 "맛있지? 맛있지?" 재차 확답을 받아냈다.
음식 안가리고 먹는 우리집 보물 딸과 아들이 입안가득 넣고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밥 도둑 호박잎쌈.
유가속 여러분들도 오늘 저녁은 호박잎쌈을 한번 해 드셔보는게 어떨까요? 푸릇푸릇한 여름의 정기가 여러분 몸 속으로 들어가
더위를 날려버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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