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의 어느날
고경민
2008.08.02
조회 15
선풍기를 계속 틀어놓고 지내는데 심장인 모터에 무리가 생겼는지 미세한 이상음이 들려옵니다 잠깐 꺼두고 부채로 더위을 훝치는데 만만치 않네요 그래도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선뜻 자리를 뜨기가 싫어, 사실 엉덩이도 무거워 망설이다 비장한 결심이라도 하듯 소형 이어폰라디오를 양쪽 귀에 꼽고 주파수를 맞춘뒤 생수통을 챙겨들고 집앞 녹음이 짙어진 공원에 지하수를 받으러 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그곳 그늘진 긴 의자에 앉아 화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유모차에 갓난애를 태우고 모처럼 나온 앳된 얼굴의 주부와 탑골공원의 노인같은 주름진 얼굴들이 교차되어 시선에 들어오며 문득 세월의 낙엽같은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공원에 터잡은 비둘기들은 무언가 무심히 바닥을 쪼아대고 돌연 다른 무리들과 무슨 시간약속이라도 있느듯 휙 날아오릅니다. 의자에 얌전히 앉아 과자를 먹고있던 어린애 하나는 그 푸르륵 날아오르는 비둘기의 날개짓소리에 화들짝 놀라 입에 물린 과자조각을 떨어뜨리고 옆에 앉은 엄마에게 가벼운 핀잔을 듣습니다. 무더운 시간의 다스림에 공원의 나뭇잎들은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가 이따금 찰삭찰삭 불어오는 바람에 기다림의 먼 눈길을 주듯 푸른 이파리들을 팔랑거립나다. 무거운 생수통을 들고 공원을 나오며 지금껏 가볍고 무감히 스쳐온 삶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얼마나 열심히 삶의 발걸음을 토닥거리며 살아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신청곡은 김정호의 세월 그 것은 바람입니다..신청곡 변경합니다 김정호의 노래가 지금 흘러나오네요 ^^^^^ 다음에 들려 주시고 배따라기의 유리벽 찻집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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