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입추라지요?
더위가 사나움을 마음껏 떨치고 있는것으로 봐서 가을이 온다는 것은
짐작힐 수 가 없네요.
안녕하세요? 지난주 나이 52살에 지리산 종주를 다녀오겠다며 글을 올린 사람입니다.
지리산 종주...
태어나 처음 시도한 일...
가면서도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잘 다녀왔습니다.
밤새 달려 새벽에 성삼재에 도착해서 잠시 눈을 부친다음 노고단으로 올라가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롯한 숲길에서 시작한 산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습니다. 산길 35km..나름 평지에선 50km를 하룻밤에 걸어낸 전적이 있긴 햇지만 산길을 걷는게 그리 녹녹치 않았습니다.
가파른 고갯길을 끝없이 올라가면 끝인가 싶은데 길은 또 아래로 이어지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깨닫게 됩니다.
'아~~산을 오른다는 것은 우리네 삶의 축소판이구나.'
힘겨운 고갯길을 오르면 더없이 시원한 바람과 신선이 놀았을법한 선경을 선물하고 이제 끝났나 싶으면 다시 내려가고...
어느새 다가왔는지 알지못하는 운무가 내 온몸을 휘감아 덮고..흐드러지게 핀 들꽃무리는 말없이 자리를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을 반겨주고..
마주치는 사람들의 낮은 목소리의 인사는 서로 말은 없지만 하나의 마음이 되고...
그렇게 끝없이 가니 1915m의 천왕봉이 나를 맞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품어 안았다 보내주고 또 품어 안아주고...
죽어서도 천년을 지켜왔음직한 고목은 고고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그렇게 천왕봉의 품에 안겼습니다.
천왕봉 아래로 보이는 발아래 세상을 내려다 보자니 까닭모를 눈물이 솟아 오릅니다.
미쳐 버리지 못한 미움, 분노. 회한, 모두모두 세찬 바람에 날려보낼 수 있었습니다.모두 날려보내니 비로소 편안해 졌습니다.
나이 52살에 지리산 천왕봉에서 저는 또 다른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하며
세상속으로 걸어 내려왔습니다.
살아 있는 날을 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며...
신청곡 조용필님의 '들꽃' 신청합니다.
날이 무척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기쁨으로 가득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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