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외출..
이경희
2008.08.08
조회 23
세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혼자만의 외출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더라구요
이제 막내도 세살이 되고 보니 단 몇시간만이라도 홀가분하게 외출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차마 남편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죠
그런데 며칠전 밤에 동창회를 한다는 전화가 온거예요
"나가고는 싶은데 애들때문에 힘들지도 몰라..남편한테 물어보고 연락할께,,"
옆에서 무심한척 전화내용을 듣고 있던 남편이 대뜸 이러더라구요
"동창회한대?? 오랜만에 나가봐.. 애들은 내가 봐줄께,,"
"당신 모처럼 쉬는 휴일인데 혼자 애들 볼수 있겠어??그냥 나가지 말지 뭐.."
마음이 바뀌어서 나가지 말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 마음을 숨기면서 눈치를 봤어요..남편은 다행히도
"나중에 후회말고 나가라고 할때 다녀와.."
남편이 애들도 봐준다고 약속을 했으니 정말 화려한 외출을 꿈꾸며 동창회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모처럼 화장도 곱게 하고 옷도 차려입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집을 나서면서도 겉으론 남편에겐 정말 미안한척...
"당신 힘들면 전화해..되도록 빨리 올께.."
"모처럼 나가는데 술도 한잔 하고 실컷 놀고 와..걱정하지 말고.."
사실 우리 남편이 애들을 혼자 본적이 여지껏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빨리 들어온다고 얘기는 했지만 휴대전화도 꺼버리고 아주 늦게 들어올 작정이었죠
그런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걱정이 되는거예요
애들을 울리진 않을까..밥 챙겨먹이라고 했는데 라면 끓여먹이는건 아닐까 .,
친구들을 만나고 있으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고 오히려 제가 자꾸 남편에게 전화를 걸게 되더라구요
"애들은??밥은???"
괜찮다고 잘있다는 말을 듣고 확인하고 나서야 전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술도 한잔 하고 정말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으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아침에 깨끗히 청소해놓고 나간 집은 역시나 발 디딜틈도 없이 어질러져 있고 애들 얼굴은 며칠 안 씻은 애들처럼 꽤재재하고 남편얼굴은 반쪽이 되버렸더라구요
전 순간 그 모습을 보는데 막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여보.,,당신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나 가출할뻔했어...."
일찍 오라고 채근하지 않고 괜찮다고 해준 남편덕에 화려한 외출을 하고 돌아온 이유였을까요
집을 치우는것도 애들 씻기고 재우는것도 여느때보다 더 즐겁고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하루종일 애들 돌보느라 녹초가 되어 골아떨어진 남편은 잠꼬대까지 하더라구요
"얘들아..아빠 말 좀 들어봐..제발..음냐음냐.."
남편은 힘들었겠지만 애들은 아빠와 보낸 시간이 무척이나 좋았나봐요..
우리 아이들이 연신 아빠 최고를 외치는걸 보면 말예요.
우리 가족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 신청할께요 들려주세요
이정선 - 뭉게구름
시인과 촌장 - 사랑일기

우리 다섯식구와 홀로 계시는 양쪽 어머님들 모시고 쌍산재에 다녀오고
싶은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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