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워낙 느리게 걷고,,, 느리게 보는 편이라...
함께 걷기 시작하는데도 항상 혼자 뒤쳐집니다.
뒤쳐지는 동안 마음에 담아둔 여행의 기억...
아침 해에 달궈진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바람에서 나는 옅은 녹차맛...
녹차밭 한가운데 앉아 쌉쌀한 녹차 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 2.
보성에서 녹차먹인 돼지를 먹고 배 뚜들기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를 세우고 조그만 밤바다에 들렀습니다.
언제나 즉시, 마음을 빼앗아 가버리는 바다.
쥐죽은듯 서있었더니 남쪽의 밤바다는 꽤 귀여운 파도소리를 들려
주었습니다.
고개를 드니 아 별-
쏟아질 듯 커다란 별들이 밤하늘 여기저기서 반짝대고 있었습니다.
북극성도 찾고 북두칠성도 찾고, 저게 오리온 자리인가 아닌가
친구와 칠흙같은 허공에 손가락질을 해가며 별을 헤는데
별안간 모든 별들이 껌뻑,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 사막에서 침낭에 목 내밀고 흔들릴 틈도없이 빼꼭히 박힌
은하수를 봐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돌아올땐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바다 한 번 하늘 한 번
올려다 보았습니다.
# 3.
집으로 돌아가기전 들린 바다 - 율포
빠졌던 물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흙빛의 바다물이 신기해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들여다보니
안그럴듯 얌전한척 하던 바다는 어느새 작은 파도를 만들어서
하얀기포로 살살 해면을 간지럽히고는 쓰러졌습니다.
한번, 두번, 세번 밀려오는 파도때문에 어깨쭉지가 간질간질한 기분...
간질한 기분으로 "김동완의 손수건"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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