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여행 가을예감
김순자
2008.08.12
조회 26
가을은 정말 멋진 첫사랑 같은 계절이다. 커피향 같이 은은 하면서 가슴을 설레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존재다.다 느끼기 전에 사라져 버려서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지만 그래서 더 매력이 느껴지겠지만....
가을 노래도 어쩜 그렇게 가슴 속 곳곳을 찡하게 만드는지...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다 나도 모르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끼게 만든다. 짭은 엽서 또한 멋있지. 학교 다닐 땐 가사 적느라 손 아프게 갈기고 또 갈겼던 시간들이 있었다. 창 밖으로 낙엽이 하나씩 떨어지는 장면 멍하니 바라도다 내 삶은 어떻게 될까? 괜히, 카타르시스에 잠겨 낙서 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아줌마. 애들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 벌써 부터 생기지만 엄마도 여자라 벌써 부터 가을을 기대 반 기다려진다. 나날이 변해가는 잎새의 옷들 바라보며 예전 추억도 씹고 지나치는 미혼인 여성들 옷차림도 봐질 것이고. 올 가을에는 어떤 노래가 나와 내 입에서 흥얼거려질까. 솔직히 요즘 노래는 하나도 모른다. 가슴에 와 닿는 노래가 별로 없다. 트로트가 정말 빠르게 흡입이 된다. 난 그렇게 안 살아야지 했는데. 젊은 노래 많이 불러서 젊은세대들 한테 안 져야지 했는데 이건 왠걸. 가사 외울 것을 생각 하면 머리가 띵.
가슴 속 깊이 숨겨진 노래들이 새록새록 꿈틀거림을 시작한다. 김성호의 회상, 마지막 잎새,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이문세 덕수궁 돌담길, 갑자기 제목은 생각 안 나는데 가사들은 막 흘러나온다.
김성호의 회상은 가을만 되면 날 울리곤 했던 노래다.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꼭 날 위해 만들어진 노래 처럼 가슴을 울린다. 정말 노래하며 가사에 푹 빠져 운 적도 있다. 예쁜옷을 입지 않아도, 화장을 곱게 하지 않아도 참 멋진 나만의 가을을 만들 수 있다. 나만의 색깔로. 비록 애둘을 데리고 다니고 있겠지만 우리아들들 한테 가을의 친구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 여름엔 더워서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만 가을이 오면 곳곳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단풍 색깔이 왜 저렇게 변했는지, 가을 하늘을 자주 보여줄 것이다. 가을의 풍성함을 많이 보여줘서 겨울이 오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알차게 만들어야겠다.
가을이 오면 엄마는 노래를 먹고 산단다. 가슴을 찡하게 만들면서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노래가 있기에....더 값지고 멋진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단다. 너희들이 커서 이성을 사귀듯이 엄마도 노래를 부르며 그 가사속에 주인공이 되어 가을을 보내고 있을 거야.벌써 부터 가을이 기다려지지 않니. 참 멋진 계절이 오고 있단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봐.가을아 , 어디 만큼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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