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은 작은녀석이 거머리 처럼 붙어다녀서 힘든 시간들을 보냈었다. 올해 7월에도 친정에 잠깐 내려갔을 때 완전거머리로 변색 나를 미치게 만들더니 요즈음은 조금 숨을 쉬게 해준다. 여름이라는 글자만 들어도 머리가 띵해지는 난 여름을 정말 싫어한다. 맛있는 것 사준다고 해도 안 나가는데. 작은녀석이 이런 엄마를 도와주니 여름나기가 정말 곤욕이다. 입맛이 다 떨어지는 지경까지 가니 살이 3키로나 빠져 보는 사람마다 놀라는 표정. 나도 놀랬으니....그런데, 이런 여름도 가을이 추격하고 있으니...어제 저녁 부터 내린 비가 잠깐 더위를 가셔준다. 올 여름도 한 낮에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집안에서 애들이랑 전쟁이나 하고 있으니...할머니들은 이 때가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며 웃으시는데 하루종일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난 지루하고 버겁다. 누구 한 사람 도와주는 사람 없이 내가 다 해야하니...
큰아이는 이제 제법 쉬를 가린다. 작은아이도 땀띠가 나서 기저귀를 빼 놨더니 정말 곳곳이 쉬통이다. 돌아서고 나면 쉬를 쏴서 걸레 빨다가 하루 마감. 내 여름은 이렇게 가고 있다. 온통 집안에서 벌어지는 오전 시간을 보내고 잠깐 애들이 자고 나서 오후에 tv잠깐 보여주고 밖에 데리고 나간다. 지네들도 좋은지 현관 문 열어주고 자전거 빼 주면 벌써 얼굴에 생기가 가득하다. 역시 바깥세상이 좋은가보다. 자전거 타고 가면서 뭐가 그리 궁금하고 신기한지 연신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더운데도 불구하고 좋다고 웃음을 짓는데 엄마인 나도 행복하다. 애들은 이렇게 자라가고 있다. 엄마 기분은 어떤지도 모르고.
수박 주면 오물오물 씹으며 맛있게 잘도 먹는다. 옥수수 삶아 주면 맛있다고 하며 옥시시 한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행복해 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다. 웃는 얼굴 어여쁜 얼굴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하는 동요 처럼 애들은 마냥 좋다. 먹을 것 주면 좋고, 밖에 나가면 좋고.
내년 여름은 큰아이가 어린이 집에 가면 좀 더 더 낫겠지. 작은아이 한테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더운 여름 서로 짜증 나지 않게 시원한 시간들 많이 만들어야겠다.올 여름은 교회에서 간 수련회로 애들한테 바다라는 자연공간을 보여 준 것이 제일 뿌듯하다. 아직 어려서 물 속으로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들어갈 수 있겠지. 많은 아쉬움과 함께 더위도 점점 더 희미해지는 시간들을 보내가고 있다. 에어컨은 감히 틀어보지도 못한다. 온도차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선풍기도 시간재로 틀어놓는다. 무용지물인 에어컨 켜고 싶은 마음 굴뜩 같지만 참아본다.
애들아, 올 여름은 먹는 걸로 엄마가 선심 썼지. 내년에는 꼭 물놀이 데려가줄께.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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