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이좌형
2018.02.14
조회 83
몇일전,,,올 들어 가장 춥다는날..
그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
집에 오는 길에 한 할머니께서 폐지를 줍고 계신다.
두꺼운 패딩에 모자까지 둘러 쓴 나랑 너무 비교되게 얇은 옷에 스카프하나를
머리에 두르신 그 모습..

"젠장.."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가만히 폐지가 담긴 수례를 할머니가 가실 곳까지 옮겨다 드리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젊은이 고맙네.. 출출할텐데 이거 하나 먹어"

연신 고맙다고 하시며 내미시는 할머니 손에 들려 있는건 200ml짜리 흰 우유였다.
손수레 가득 담겨 있는 폐지를 팔아봤자 그 우유하나 살 수 없는 걸 알았지만
난 차마 거절 할 수가 없다.

"감사합니다. 추우실텐데 어서 들어가세요..."

우유를 받아 들고 돌아서는데 나도 모르게 또 욕이 나온다.
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착한 걸까..착하게 살아서 힘든걸까..
방바닥이 차갑다. 보일러도 틀기 싫어지는 날이다.

정인 오르막길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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