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유서비스
고윤미
2018.02.10
조회 88
면허따고 20여년이상만에 처음으로 급유서비스를 받아봤어요.
친구가 8시반에 일이 끝나 그 시간에 맞춰 가기 위해 서둘러 나섰어요.
밤이라 초행길이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고 했더니 1시간이상 걸리 더라구요. 우리 차로가면 30분이 안 걸리고. 날도 춥고 애들도 있고 친구주려고 챙긴 매실도 무게가 있고 이래저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차를 끌고 나섰어요.
중간에 기름을 넣고 가야하는데.
내비에선 새로 난 길을 알려주는데.
걱정이예요. 초행길인데 헤매면 안되는데.
걱정이되서 라디오도 못 켜고 히터도 못 틀고 중간중간 창문을 열어 실내 습기를 제거? 유리에 서리를 못 끼게 했어요.
고속도로로 바로 가게 하더라구요.
친구네 동네 거의 도착할 무렵 반대편도로가 주유소가 보이는데 나오면서 넣으면 되겠다 하고 조금 더 가니 주유 마크가 뜨는게 무척 걱정이 되더라구요.
우선 친구랑 애들 서로 만나 너무 즐거워했죠.
유치원때 맺은 인연으로 애들이 고등학생이니.
작년 한해 못봤더니 아들들은 180이 넘는 키에 총각들이 되었네요.큰애 작은애 또래들이라 서로 연락도 하며 지내고 친구랑 저랑 동갑이라 잘 통했거든요.
친구이사하고 저도 수술하느라 서로 얼굴 못 본지 1년이 넘었더라구요.

저녁먹고 수다 좀 떨고. 애들은 애들끼리 오랜만에 만나 서로 놀고.
11시반쯤 헤어져서 친구가 알려준 근처 주유소 갔더니 불이 꺼져 있더라구요.
앞에 탄 딸이 근처 주유소를 검색해서 무작정 달렸더니 셀프주유소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불이 꺼져 있어요. 아들이 혹시나하고 내려서 살펴봐도 전원이 다 꺼져있고 한군데 더.
아무래도 맘은 조급하고 불안하고.
밤이고 초행길이라 거리는 낯설고.
차들은 많이 안 다니는 대신 총알 차 마냥 쏜살같이 달리는데. 식은땀도 나고..
애들은 이렇게 주유소 찾아 다니는 동안 집에 갔겠다고. 기름이 없으니 불안해서. 중간에 서 버릴까봐.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급유서비스 신청하니. 위치가 아리송 하시다고.
10여분만에 차가와서 반가워서 내리니 견인하러 온 차라고. 조금 기다리시라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도착한 차.
주유소 이름이 예전과 바뀌었다며
자그마한 통에 기름을 들고 오셨더라구.
보통 차가 멈처 연락오는데. .
죄송하다고 주유소 몇군데 갔는데 다 문 닫아서 전화드렸다고~~

기본 3리터래요.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어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친절하시 아저씨들.
아이들도 보험이 이럴때 필요한 거라며. 무지도 않았는데 얘길하더라구요.
24시주유소 위치도 알려주시며 가셨어요.
비상깜빡이를 켜고 검색하고 있으니 먼저 도착하신 견인차아저씨가 오셔서 비상깜빡이 오래 켜두면 방전된다고 일러 주시고.
다시 내비를 켜고 24시주유소를 찾아가는데.
아저씨가 얘기해준거리를 지나쳐 한참을 더 가고 또 가서 유턴을 해서 24시 주유소를 찾았네요.
셀프주유소에선 아들이 도와주겠다며 모니터에서 제시하는데로 기름을 넣어 주더라구요.
3리터 양도 많네요.
가득 가득넣었어요.
돌아오는 길엔 라디오도 켜고 히터도 키고 불안감없이 맘 편히 돌아왔네요.
졸음을 참고 앞자리에서 손빠르게 검색해준 딸.
기름 손수 넣어주며 든든하게 서포터 한 아들.
아이들이 커 가니 의지가되고 든든하네요.

주유서비스 머리카락나고 처음 이용했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자탄풍의 보물 김광석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듣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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