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뒤안길에서 다소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을을 재촉합니다
이맘때 쯤이면 매미울음소리보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적어도 저에게는 적격인듯 싶어요
고향집 어머니는 벌써 풀을 쑤고 문종이를 발랐을 겁니다
새벽녁이면 밤새 발로 차 버렸던 이불을 걷어 덮는 저를 발견하고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아이고 힘들어 허리아파 죽겠다
안방 건너방 사랑방까지 문종이 깨끗하게 발랐더니
보기는 좋은데 힘이 든다
내년부터는 너희들이 내려와서 거들어라 하십니다
예 하고 대답하고
어머니 국화잎도 붙이셨어요
유리조각도 붙이시고요 하자 그래 예쁜 모양내고 밖이 보이도록 유리도 붙이고 했다 하시면서 추석때 보자고 전화를 끊습니다
피곤한 모양입니다
언제나 추석을 한달 쯤 남겨두고 어머니는 연례행사로 문종이를 바르십니다 결혼전에는 아침부터 누렇게 변한 창호지 뜯어내고 문틀에 낀 먼지 닦아내고 풀을 쑤어 함께 문종이를 바르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결혼하고 분가해서 살면서 어머니의 몫으로 변해버린 연례행사에 이제 동참해서 어머니의 힘을 덜어드려야겠네요
낡고 오래된 집이지만 고풍스러운 창호지 문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겠지요
백영규 슬픈계절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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