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가을날 트렌치코트의 추억?!
한숙
2008.08.21
조회 39
영재님! 안녕하세요.^-^
새벽에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는 요즘이네요.
조석으로 차가워지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곧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게 됩니다.

전 찬바람이 부는 가을하면.. 바바리코트가 생각납니다.
그도 그럴것이 거기에 얽힌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년전 가을,,,,,,,,
남편이 보너스도 두둑히 받았겠다 좀 있으면 결혼기념일이겠다..
웬일로 저에게 옷 한벌을 사준다는거예요.
모처럼만에 백화점에 간 전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너무도 멋진 트렌치코트들이 즐비해 있었거든요. 색색의 멋진
바바리코트를 보고 전 한동안 넋이 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맘에 드는 코트를 한벌 골라 입어봤지요.
근데 저희 남편의 반응은 너무도 썰렁했습니다.-.-;
한껏 옷깃을 여미고 나름 분위기 있게 바바리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저희 남편 왈, "코트 깃을 그렇게 세우니까 목이
더 짧아 보이는데.. 그리고 그 허리띠는 좀 풀러라.
키가 더 작아 보인다.."--;; 정말이지 좋은 소리 해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저희 남편 제 속을 빡빡 긁다 못해 아주 염장을
지르더군요.
근데요, 백화점 거울로 제 모습을 봤을땐 그래도 얼추 키도 좀
커보이고 괜찮아 보였는데.. 집에 가져와 다시 입어보니
제 아담한 키에 롱 바바리코트는 좀 무리다 싶더군요.
그래도 어떡하겠습니까. 이왕 산거. 그래도 입을 수 밖에요.
암튼 새로 산 바바리코트를 입고 평소 안하던 화장도 짙게 하고
마트에 갔습니다. 근데 마트에서 옆집 아줌마를 만났는데
글쎄 저보고 그 바바리코트를 누구한테 물려 받았냐고
묻더군요.@_@;;
이게 웬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랍니까! 며칠 전에 새로 산 옷 보고
누구한테 물려 받은 옷이라니 정말이지 민망해서..;
그러니까 그 아줌마는 코트 길이가 거의 제 발목에 오는터라
그렇게 오해를 했던거죠. 집에 돌아온 저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백화점에 전화를 걸어서 다른걸로 교환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결론은 교환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서
불가능하다고 그러더군요.
큰맘먹고 산거였는데 안 입자니 아깝고 또 입자니 남보기
창피하고.. 이럴줄 알았으면 짧은 바바리코트를 사는거였는데
말이죠.ㅠ_ㅠ
나중에 후회하면 뭣하겠습니까. 저에게 왠지모를 낭만과 기쁨을
가져주리라 굳게 믿었던 그 바바리코트가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죠. 그 바바리코트.. 어떻게 됐냐구요?
결국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습니다. 새옷이라 정말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인 잘못 만나 장롱 구석에서 빛도 못보느니
롱다리 새 주인 만나서 활개펴고 다니는게 더 나을 듯 싶어서요.
뭐 사실 길이를 줄여서 입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옷 스타일이
기장을 줄이면 더 이상할 것 같아서 못 줄이겠더라구요.
그리고 아는 사람에게 거져 주려고도 했는데 뭐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나요.
뭐 아까운건 아까운거지만 그래도 좋은 일 한번 해보자는 의도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지요. 저 잘했죠?^^; 저희 무뚝뚝한
남편도 제가 한 일은 잘 한 일이라며 다음 결혼기념일 땐
짧은 바바리코트로 한턱 쏜다고 했는데.. 여지껏 쏠 생각을
안하네요.-.-
그래도 생각만해도 마음은 뿌듯하답니다. 저한테 무용지물이
될뻔한 옷이 그 누군가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됐을테니까요.^-^*



*-*-*-* 신청곡 *-*-*-*

김상희 -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하남석 - 바람에 실려
김수희 - 고독한 여인
여진 - 그림움만 쌓이네
신승훈 - 가을빛 추억
유익종 - 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윤도현 - 가을 우체국 앞에서
한경애 - 옛시인의 노래
혜은이 - 당신은 모르실거야
신정숙 - 그사랑이 울고 있어요
조용필 - 바람이 전하는 말



(영재님과 작가님..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늘 따스함이 배어있는 유가속 가족분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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