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찬 바람 불어 오면...이불 전쟁...
윤경희
2008.08.22
조회 31
이렇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때면 생각이 많아지지요.
사람의 인생으로 치자면 아름답게 나이들은 중년이후의 삶이랄까요?
가을이란 계절은 봄,여름, 땀흘리며 뿌렸던 노고에 대한 결실의
계절인것만은 확실한것 같아요.

세월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할것 같네요..
전 바람의 결이 바뀌는 요즘같은때는 이불을 새로 준비하느라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이불도 다 같은 이불이 아니거든요.
왜냐면요 저희 집의 두 아들때문에 이불만큼은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다른집의 아이들도 혹시 그런지 궁금해요.

큰아이 태어난 병원에서 퇴원할때 조그만 아기이불에 감싸서
주는 옅은 살구빛 싸개를 저는 아이가 4살 될때까지 버리지 못했
답니다..다 헤어진 이불을 못버리게 하는겁니다..버릴려고 숨겨
놓으면 찾아오고...그래서 한번은 명절때 시댁갔다가 일부러 놓고
와서 없어졌다고 했더니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새로 구입한 이불이
캐릭터 그림이 있는 보라색 이불이었는데 그걸 열살이 넘을때까지
또 못버리게 하는겁니다..새로운 이불로 바꾸려면 이렇게 싸우다시피
해서 더 좋고 더 부드러운 이불을 사줘야지 엄마 말에 수긍을 하면서도
다 헤어진 이불은 곁에 두려고 하거든요..

집에 친척들이 방문하면 다 한마디씩 하지요~ 어지간하면 아들 이불
하나 새로 사주라구요..아들때문에 창피한적이 여러번 있었지요.
한번은 어머님이 손자 이불사주라고 돈을 주고 가신적도 있답니다.

세번째 이불은 조카가 결혼하면서 선물로 준 이불인데 제가 덮으려고
했지만 아들한테 뺏겼습니다.옅은 노란색인데 아주 부드러웠거든요..
결국 큰 아들한테 줬는데 밤이면 작은아들과 큰아들이 싸우는거에요.
서로 그 이불 덮겠다구요..애들한테 이불귀신이 붙은것 같다는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어제는 작은애 이불을 큰아이가 자기 동생 자고 있을때
벗겨갔나봐요..아침부터 시끄럽습니다..형이 덮고 있는 이불을
벗겨갔다고 따지는 거에요.아~~~이불전쟁 언제나 끝날까요?
오죽했으면 장가갈때 다 헤어지고 못쓰게 된 이불 꼭 각시한테
보여주라고 했을까요?

이번 가을에는 이런 전쟁 없애려고 며칠전에 이불4개 샀답니다.
약간 부피가 있는 이불은 큰아들에게 주고,
얇고 부드러운 핑크,연두,보라색이불 3개를 또 구입했답니다.
이번엔 색깔을 고르라했더니 큰애는 보라,작은애는 핑크를 고르네요.
남은 연두색은 제가 덮어야겠어요..

나중에 두 아들 장가보낼때 며느리한테는 한가지는 꼭 부탁을 해야
할것 같아요...이불은 최상으로 세상에서 제일 부드럽고 몸에 쫙
감기고 가벼운걸로 준비하라구요....

분유먹고 자란 아이들이 이런 습관 하나씩은 있다던데 저희집은
너무한거 아닌가요? 애정결핍일까요?

이렇게 찬바람이 불면 일어나는 이불전쟁! 내년에는 없기를 바래보네요.


신청곡:강촌 사람들의 "찬바람이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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