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살되신 어머니께 무슨 선물을 받고 싶으시냐고 여쭤 보았습니다.
다 있는데 선물이 뭐 필요하냐고 하시던 어머니께서
"나 그럼 입술에 바르는 것 하나 사 줄래?"
하셨습니다.
나이들어 화장도 안하면 자식들 욕보이는 것 같아 나들이 갈때나 교회에 갈 때
곱게 화장을 하고 가는데 바르시겠다고 하십니다.
화장품 가게에 가서 어머니께서 바르실만한 색을 고르려니 쉽지 않습니다.
올해는 빨간색이 유행인지 빨간 립스틱은 많은데 구순을 앞둔 어머니께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고르고 골라 색이 연하면서도 입술에 윤기를 주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집에 와서 보여 드리고
어머니 입술에 칠애 드렸더니
마음에 쏘옥 든다고 하십니다.
나일 먹으니 화장을 해도 아쁜 구석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하고 나가야 보기 좋다고 하시는 어머닌
거울 앞에 앉아 정성껏 화장을 하십니다.
눈썹을 그릴 땐 딸의 손을 빌려야 하지만 입술을 바르고 손끝에 살짝 립스틱을 묻혀 볼에도 눌러 주는
센스가 있으십니다.
하얀 머리를 염색해 드리면 십년은 젊어 보이는 어머니께서
화사한 입술연지까지 바르시니 더욱 고와 보이십니다.
신청곡: 분홍립스틱/강애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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