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곧 추석이 오고 그러면 우리들은 송편을 맛나게 먹을 것같군요.그러나 제 어린 시절에는 추석 명절이 와도 우리집에서는 송편을 하지 않아서 친척집에나 가야 먹지, 좀처럼 먹을 수 없는 게 바로 그 '송편'이란 음식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친척집에서도 우리 할머니 눈 앞에서는 먹을 수 없었고요.
우리 할머니는 원래 매우 깔끔한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 깨끗함이 지나쳐서 어떤 때에는 결벽증에 가까워보이기도 했습니다.
대개 음식은 손맛이라고 하지만, 우리 할머니께 이 말을 전했다간 호통을 듣기 일쑤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시어머니 무서워서 나물도 숟가락으로 무쳐야 했답니다.
이런 할머니고 보니 손으로 빚어내는 송편을 허락하실 리 만무하지요.게다가 아버지나 오빠 등의 집안의 남자들은 떡을 멀리하는 가문의 전통에 따르는 식성이라 할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여자들만 속으로 불만을 삭이는 나날들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여든 일곱까지 사신 할머니께서 살아 생전 송편을 허락하시지 않았기에, 그 손부인 새언니가 근무하던 모 의대에서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우리 할머니를 모셔다가 위생적인 삶에 대한 특강을 받자는 우스개소리까지 했겠습니까.
그래서 전 학창시절, 추석이 오면 다른 집의 송편하는 모습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중 3때에 전 G반이었습니다.2학년 때 친했던 친구들이 각각 A,B,C,D반으로 흩어졌는데, 각 반에서 친구 한 명 한 명이 추석 다음날 제게 송편을 갖다주었습니다.영문을 모르던 우리반 친구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했지요.
그날은 집에 송편을 한아름 들고 가서, 마침 할머니가 외출 중이시기에 어머니랑 모녀가 마주 앉아 송편을 마음껏 먹었습니다.
전 여태까지 그날 먹었던 송편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아마도 그 이유는 친구들의 따스한 마음까지 곁들여져서 더 맛있었겠지요.
어린 시절에는 위생적인 것 운운하며 송편을 못만들고, 못먹게 한 할머니가 몹시 원망스러웠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만이 가지고 있는 매우 독특한 추석에 얽힌 추억이라,회상하며 빙그레 웃곤 한답니다.고맙습니다.
신청곡
가을편지-김민기
아름다운 사람-이은미
인생-인순이
9월에 떠난 사랑-유익종
누나야-임지훈
가을사랑-신계행
가을 시선-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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