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김혜경
2008.09.04
조회 67
잊을수 없는 추석의 기억속으로 다시금 빠져봅니다.
결혼하고 몇년되지않아 둘째며느리였던 제가 맏며느리가
되었답니다.
아주버님의 갑작스런 죽음과 동서형님의 재혼으로 막내며느리가
졸지에 맏며느리의 막중한 책임을 맡아야 했지요.
어디서 무엇부터해야 할지 명절이 다가오면 한달전 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도 오지않았습니다.
그래도 날짜는 어김없이 흘러 추석전날이 되었습니다.
먹어는 보았지만 만들어 보지는 않았기에 요리책을 펴놓고 만들어
보다가 엄마한테 전화걸어 만들어보다가...
쇼~아닌 쇼를 하면서 나름대로 어설픈 추석음식을 장만했습니다.
추석날 아침 제법 근사하게 차려진 차례상 앞에서 그이는 무언의
칭찬을 하는 눈빛이었지요.
"엄니~ 이거 모두 엄니 둘째 며느리가 만든거니까 맛있게 드시구
칭찬도 해 줘요.~"
별것도 아닌데 나의 사기를 높여주는 남편의 이 말이 큰 힘이 되었지요.
아침 차례를 마치고 준비한 음식을 베낭에 챙겨 일산으로 성묘길에
올랐습니다.
어제까지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차창밖으로 보이는 가을하늘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와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잠자리떼들이 나의
피곤함을 순식간에 날려보내고 "아~ 너무 좋다!!!"
이런 감탄사를 연발케 했지요.
산소들어가는 입구에 좁은 논두렁이 있습니다.
초보운전자가 지나가기에는 난코스의 길이었지요.
베테랑 우리남편 "어~어~~!!"
순간 차가 논두렁으로 미끄러져 곤두박질하고 말았습니다.
도저히 빠져나올수 없는 상황~~~
뒤에서 차들은 빵빵거리고 뒤차에서 내린 운전자들이 서너명 모여
차를 빼려고 해도 꼼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경운기를 몰고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가 이 광경을 보시고는
"제가 도와드릴까요?"
하시며 경운기를 우리차와연결시켜 감쪽같이 차를 끌어 올려주는게
아닙니까? 정말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었답니다.
이렇게 어렵사리 두어시간만에 우리를 비롯한 밀린차들이 하나 둘
각자의 산소를 찾아 성묘를 했답니다.
우습게 보아왔던 경운기의 대단한 위력을 경험했던 추석풍경이
다시금 그립네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