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김순자
2008.09.05
조회 39
8남매의 큰며느리인 엄마. 어릴 때 생각해보면 엄마는 늘 일을 제일 많이 했었다. 내머리가 커가면서 늦게 오시는 작은엄마들이 밉고 그렇게 말없이 일하는 엄마가 짜증났었다. 항상, 제일 먼저 할머니 집에 가서 제일 늦게 집에 오는....난 커가면서 엄마한테 왜 엄마만 일을 많이 하냐며 화를 냈었다. 그럼, 엄마는 원래 큰며느리는 그런 것이라며 웃으셨다. 넌 , 큰며느리로 시집 가지 말라며....난 그래서 이를 갈았었다. 절대로 큰며느리로 시집 안 간다고 .....휘영청 하늘에 뜬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게 해 달라고.
또, 한 해가 바뀌어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좋은 직장 얻게 해 달라고.
세월이 바뀌면서 내소원도 변하기 시작했다. 끝내 내소원은 내가슴을 울리게 만드는 소원을 빌게 했다. 엄마와 같이.
옥아, 달 보러 가자. 오늘 뜬 달은 꼭 소원을 들어준단다. 우리예쁜딸 소원 들어주라고 올라가자. 엄마, 같이 가. 엄마는 날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올라가신다. 난 슬리퍼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따라 올라가며 투덜거렸다. 같이 가. 같이가요.
엄마는 달이다. 달이 떴다. 우리딸 같이 예쁘기도 하다. 엄마는 잠시 멍하니 달을 쳐다보시더니 웃으셨다.
달아, 우리옥이 착한 남자 친구 만나게 해줘라. 예쁜 아들, 딸 낳고 살게 빨리 나타나게 해줘라. 엄마는 이제 딸이 걱정 되는가 보다. 친정에서 맞이하는 이런 명절들이 부담스러운가 보다. 부쩍 늘어나는 이런 말들이. 내게도 비수 처럼 꽂힌다. 가슴 아프게. 정말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사 버리고 싶다. 널린 게 남자인데. 왜, 내 짝은 안 나타나는지. 달님에게 간절히 빈다. 달아, 이제 지쳐간다. 널 보며 이렇게 아부한다. 빨리 나타나게 해 줘. 접수했어. 이렇게 빌께.그렇게 간절히 달님을 보고 소원을 빌었었다. 조카들한테도 달 보고 소원을 빌라고 했다. 같이 옥상에 올라가 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었다. 그러나, 달이 뜨지 않은 해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똑같은 달인데도 왜인지 모르게 신뢰감이 생기지 않았다. 뭔가, 떨더름
하게 비는 느낌이....
그렇게 달은 내게 많은 용기와 인내와 버리는 해탈의 경지를 가르쳐주었다. 버리면 버릴 수록 채워지는 마음의 평온이 날 감싸주었다. 그러더니 끝내 내게 멋진 선물을 선사해주었다. 엄마가 바라시던 그 선물을 .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모녀의 소원을 달님이 들어주셨다. 고향의 달이 그리워지는 시간들이 다가오고 있다. 휴가가 짧아서 내려가지 못하지만 엄마는 혼자 달을 보고 이젠 또 다른 소원을 빌고 계실 것이다.
난 멀리 떨어진 이 곳에서 엄마를 위해 달한테 소원을 빌것이다. 또 다른 소원들이 많이 늘어나서. 이젠 희망 적인 소원들이 가득하다. 달님에게 밝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어서 더 당당하다. 달님이 웃겠지. 다 내 덕이라며...올 해는 달님한테 새 친구들을 소개 시켜줘야겠다. 너무나 좋아하는 팬들을 보여주면 더 좋아라 하겠지. 달이라면 초생달이든 반달이든, 보름달이든 다 좋아하는 왕팬들과 함께 소원을 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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