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 이르쿠츠크의 첫날 (수녀원, 꼴착동상)
김태욱
2008.09.10
조회 152


창문을 여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이르쿠츠크의 아침 공기는 정말 상쾌하고 맑았다.
그 덕분인지 전날의 피곤이 싹 풀리는 듯하였다.
역시 이곳은 바이칼이라는 천혜의 자연을 가진 곳이 틀림없을 정도로
오염되지 않은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 주었다.

창문 밖 호텔 뒤의 주택가 풍경이 매우 이색적이었다.
단독 주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5층 정도의 건물에 20세대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형태의 공동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모든 주택의 지붕은 양철로 된 것이었다.

오늘 일정은 시내 관광이다.
아침부터 서둘러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호텔 앞 관광버스에 올랐다.
우리와 함께 하는 여행객은 33명이었다.
모두들 어제 피로가 덜 풀렸는지 피곤한 안색이었다.

버스는 앙가라 강변의 도로를 따라 가다가 시내로 들어갔다.
시내는 어제 새벽에 봤던 것과는 달리
차들도 많고 사람들로 다소 복잡하였다.
지나가는 도로의 양쪽에는
러시아식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이곳의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같은 전차가 다니고 있었다.
이 전차는 우리나라의 5,60년대
서울의 종로를 다니던 그 전차와 매우 흡사한 모습이었다.
다만 가지각색의 색과 광고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이 많이 다르지만.
그리고 도로 위의 하늘은
이 전차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선줄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걸려있었다.

승용차는 일본산의 “닛산”차가 주로 다녔으며,
우리나라산 봉고와 그레이스의 승합차가 많이 다녀
우리의 눈길을 끌게 하였다.
우리가 타고 다닌 버스도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는 최고 좋은 버스라고 하였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즈나멘스키 수도원”으로
러시아의 제까브리스트의 난으로 유배되었다가
유배되어 온 귀족들의 묘가 있는 곳이다.
1762년에 건설된 이곳은
장엄한 분위기의 녹색의 돔에 황금색의 테두리가 있고
여러 개의 성화가 그려져 있는 곳이다.
현재는 수녀원으로 이용되며
여성 성직자가 근무한다고 한다.

수녀원 안으로 들어서면서 향내가 가득하였고,
마침 미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발소리도 못 낼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관람을 하였다.
내부는 러시아 정교의 화려한 예수상을 비롯한
벽화가 가득히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누군가 부르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성가가
보다 엄숙함을 자아내게 하였다.

밖으로 나오니 예쁘게 꽃밭을 만들어 놓은 정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들이
이곳에도 있다는 것에 정말 반가웠었다.
어머니도 놀라면서
여기서 보는 꽃들은 한국에도 있다고 하면서
예쁘다는 말씀으로 미소 지으셨다.

아름다운 정원의 옆에는 묘지석이 멋지게 만들어진
묘가 여러 개 있었는데,
그 묘는 제까브리스트라는 사람과 부인들의 묘라고 한다.

그리고 수녀원의 밖에는
“꼴착 제독”이라는 10월 사회주의 혁명 시
볼셰비키에 대항했던 백군의 총사령관의 동상이 서 있었다.
이 동상이 여기에 만들어진 이유는
꼴착이 이 곳 이르쿠츠크에서
체포되어 처형된 것을 기념하여 세웠다고 한다.
주위를 멋지게 꾸미려는 듯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 좀 초라하게 보이기도 하였지만,
우뚝 서 있는 꼴착 동상은
아주 힘차고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로 멋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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