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내머리 돌려줘!!!
전귀례
2008.09.12
조회 37
안녕하세요 영재씨는 어릴적에 어떤 머리를 하고 다니셨는지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엄마손으로 잘려진 복개머리나 상고머리를 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별이 안되는 머리를 하고 다녔지요. .
초등학교 때 이맘때쯤이었나 봅니다.
추석이 올 무렵이었습니다.
감나무집 옥희네 이모님이 서울에서 오셨다는 소식에 엄마는 마음이 급합니다.
해마다 봄*가을로 일년에 두번씩, 감나무집 마당에서는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와 울음소리로 희비가 엇갈리곤 했었답니다.

왜냐하면 옥희네 이모는 서울에서 머리기술을 배웠는데 일년에 두번씩 우리동네에 오셔서는 엄마들 꼬부랑 퍼머도 해 주시고, 우리들의 머리를 싹뚝싹뚝 잘르시기 때문입니다.
행여 감나무집에 손님이 오시면 우리 여자아이들은 숨기 바빴지요.
찾으러 다니시는 엄마들과,들키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숨박꼭질.

결국 저는 엄마손에 이끌려 감나무집 앞마당 의자에 앉혀졌고,
목에 커다란 보자기가 둘려졌답니다.
움직이면 큰일난다는 엄마와 옥희 이모의 말씀에 꼼짝도 못하고 앉았는데,
엄마는 연신 짧게 자르라며 뒷머리를 바짝 올려 깍으라는 것입니다.
일명 상고머리 이었지요.
짧게 변할 내 머리를 생각하며 눈물나고, 뒷 머리에 닿는 바리깡의 따가움에
훌쩍 거리며 한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모든 작업은 끝이 났답니다.

여전히 뒷머리는 따갑고 아픈데 엄마는 더 짧게 깍아야 했다며 아쉬운 표정이 역력 했지만,
나는 주먹만한 눈물을 또르르 떨어 트리며 집으로 도망치듯 왔습니다.
거울에 비쳐 본 내 머리~!
정말정말 볼품없고 못생긴 내 얼굴.
이마에 싹뚝 금을 그어 놓듯이 잘라내었고,
귀는 다 보이며 뒷머리를 쓰다듬어 보았지만 깔깔한 밑 머리만이 만져졌지요.

그날 밤.
내일 학교 갈 생각에 두렵고 창피하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잠을 잤고
꿈 속에서도 내일이 오지 말기를 그 얼마나 빌었던가요.
다음날 아침은 어김없이 오고야 말았고, 책보를 둘러 맨 나는
행여 아이들이 다 온 다음에 들어가면 더 부끄러울까봐 뛰어서 학교에 당도 했습니다.
역시 아무도 없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막 교실로 들어 가려는 순간~!

복도끝에 서있던 사내아이가 대뜸 한마디 합니다.
"야아, 너 남자냐. 여자냐?"
그 아이는 분명히 나를 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었지만,
그 말에 대답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하기만 한데.
그만그만 허락없는 두 줄기 눈물만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사실 그때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다 그렇게 머리모양을 하는 때였지만요.
왜 그렇게 부끄럽고 싫었던지요.
이 다음에 크면 난 절대로 머리 짧게 하지 않을거야...하고 다짐에 다짐을 하곤 했었답니다.

추석이 임박하면 감나무집 담장안에서는 하하호호...하는 소리와
싫어 안 할거야아~~하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시끌벅적 하였답니다.
어릴적에는 추석만 되면 머리 때문에 밀고 당기는 엄마와의 전쟁에 몇일씩 우울 하고는 했었지만요.
그때의 추억이 추석무렵만 되면 떠 오르는 영상으로 남습니다.
신청곡
1. 다락방- 논두렁밭두렁
2. 모모- 인공위성
3. 모두 다 사랑하리- 송골매
4. 너를 사랑해- 한동준
5.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 만으로 -한동준
6. 사랑의 마음 가득히- 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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