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지난 지금에야 "승경아! 용서를 구한다."
서동식
2018.05.18
조회 151



저는 80년대 중후반 강원도 고성에 있는 모부대 수송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당시는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로 민주주의 암흑기라 불리운 시기였고
저는 재학중 3학년을 마치고 휴학후 군입대를 하였었습니다.

최전방 지역이었지만 GOP 철책선 근무는 아니였고 낮에는 부식차
운전을 하고 밤에는 교대로 연대본부내 수송부 차량기지
야간경계근무를 서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보다 후임인 한승경이란 병사와 가끔 근무를 서게되면 당시 세상밖
얘기를 나누면서 캠퍼스에서 부르던 노래를 부르며 그 후임병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아마 제가 병장 진급하고 얼마 안된 시점이였던 것 같은데
세차장 주변이 상당히 지저분했던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당시 한승경 상병을 불러 세차장 주변을 선히 가서 청소하라고
지시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그쪽을 보니 이등병 혼자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화가나서 한승경 상병을 불렀고 야삽자루에 머리박아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얼차레가 끝난 후 승경이는 왜 이러시냐고 물었고 난 선희하라고 했는데
이등병 혼자 시켰냐고 혼냈습니다.

승경이는 선희라는 뜻을 몰랐답니다. 승경이는 서울출신 병력이었습니다.
전 지방이었구요.

선희는 제가 살던 동네에서 "셋"을 의미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전역할 때가지 미안하단 말도 못하고 끝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승경이에게 미안합니다.

날 얼마나 원망했을까요?

한승경! 그때 정말 미안했다. 넌 잊었을 수 있겠지만
난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혹시 이방송 듣는다면 꼭 연락해라!
소주 한잔하자!
너도 이제 50 중반이 다되었겠구나. 정말 보고싶다

밤에 근무설 때 승경이와 조용히 숨죽여 같이 부르던
아래 노래 중 한곡 꼭 들려주세요!

안치환 "새" 김민기 "친구" 양희은 "작은연못"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