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살 어머니의 말씀은 언제나~
정숙현
2018.06.12
조회 85
어머니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고맙다' 입니다.
여름이라 더울 것 같아 인견브라우스를 사다 드렸더니 '곱다. 이렇게 고운 것을
늙은 내가 입어도 될까?' 하시며 거울 앞에 서서 몸에 대 보십니다.
'어머니. 입어 보세요' 하고 채근하니 딸 앞인데도 방안에 들어가셔서 입고 나오십니다.
'곱다. 가볍고 시원하고.. 고맙다'
이리 저리 팔을 움직여 보시더니 맘에 쏘옥 든다고 하십니다.
예전엔 무채색만 입으시더니 팔순이 넘으신 뒤론 빛깔이 곱고 잔잔한 무늬가 있는
옷을 선호하십니다.
옷에 무엇이 달리면 입을 때 세탁해서 불편해 안된다고 하셔서 옷 사 드리기가
힘들었지만, 어머니 마음을 알고 난 뒤엔 어머니 옷을 사 드리기가 수월해졌습니다.
옷장에 옷이 있어도
늘 손에 익은 것만 찾아 입으시는 어머니께
올 여름 부지런히 입으시라고
잘 보이도록 옷걸이 앞에 걸어 놓았습니다.
'고맙다. 우리 딸'
어머니의 우리 딸이란 말을 오랫동안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신청곡: 어머니/god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