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오이지
임윤이
2018.06.08
조회 100
여름은 에너지가 넘칩니다. 덥고 짜증나는 일도 많지만 참 많은 추억이 여름과 함께 합니다. 어린 시절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을 보며 멍석에 앉아 모기불 펴놓고 수박먹던 일. 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잤는데 모기장에 다리 한쪽이 닿아 한쪽다리에 수없이 많이 모기에 물렸던 일, 냇가에서 수영복도 없이 팬티입고 수영하던 일 등등
요즘 사람들은 모기장이 뭔지도 모르고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박힌 것도 모를 겁니다. 하기사 미세먼지로 인해 파란하늘을 보기도 힘든 날이 많은데 ... 총총한 별은 저도 잊고 산지 참 오래 되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오이지를 한 항아리 하셔서 매일 오이지를 무쳐 주시고 물에 띄어 주시곤 했답니다. 오이지와 열무김치를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밥을 비비면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아삭한 오이지가 참 맛났답니다. 엄마는 오이지를 물에 띄어 드시곤 했는데 전 물에 띄운 오이지보다 꽉 짜서 참기름에 무친 오이지가 좋았습니다.

오늘 오이지와 열무김치 가지나,물과 호박나물을 넣고 참기름 몇방울 넣고 밥을 쓱쓱 비벼 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찌나 맛이 좋은지 밥3공기를 넣고 비벼서 거의 4인분이나 되는 양을 둘이서 다 먹어치웠답니다. 아들도 저를 닮아 오이지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오이지를 넉넉히 담아 먹습니다. 혹시라도 방송이 된다면 방송되는 지금쯤 출출할텐데 입에 침이 고일 것입니다.

제 바람은나중에 아들이 여름이 되면 엄마의 오이지 맛을 그리며 한번이라도 엄마와 오이지를 넣고 쓱쓱 비벼 먹던 그 순간을 좋은 추억으로 떠올려 주는 것이랍니다.
제 엄마가 그랬듯이 저도 아이에게 좋은 추억과 맛을 선사하고 싶은 여름입니다.

*****신청곡은 즐거운 여름/서수남 하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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