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요 올해 중학교3학년 딸과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을 둔
불혹의 4학년 주부랍니다
연년생이지만 아들 녀석이 생일이 빠른 관계로 7살에 학교에
들어가는 바람에 2년 터울이 되었어요
매일 아침이면 겪어야하는 한바탕 소동이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엄마 나 늦었어요 어떻게 조금만 빨리 깨우지" 하면서
울상을 짓는 아들 녀석 “교문 앞에서 선도부 서야하는데” 혼잣말로 투덜투덜 대면서
허둥지둥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늦게 일어나 무슨 밥맛이 있으랴 마는
힘없는 수저놀림에 “한 수저만 더 먹고 가”하면서 재촉을 하지만
먹히지 않는지 수저를 놓으면서 우유를 한 컵 마시고 일어 납니다
비몽사몽간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돌아서는 아들 녀석을 보고
“양치질 했어, 얼굴에 로션 발랐어”
“선도부 명찰 챙겼어” 정말 제가 학교에 가는 건지 아들 녀석이 가는 건지
분간을 할 수가 없어요 할 수만 있다면 대신학교에 가 주고 싶어요
현관문을 나섰다가 다시 들어와
"엄마 제 것 실내화 어디에 있어요"
"체육 들었는데 체육복 좀 챙겨주세요" 하면서 바쁜 와중에도
"오늘 친구들과 도서실로 바로 갑니다" 늦게 오니까 기다리지 마시고 주무세요
"엄마를 위하는 척 하지만 씨익 웃는 표정의 속내는 따로 있는지 오른손을 왼손에 올려놓으면서 용돈 좀 주세요" 합니다
"엊그제 줬잖아"
"간식으로 벌써 다 썼죠 아들 공부하다 영양실조 걸리 겠어요
하면서 조금 생기가 도는 모습에 천 원짜리 몇 장을 손에 쥐어 줍니다
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처럼 혼을 빼놓는 아들 녀석의 뒤통수에 대고
“그러길래 저녁에 미리미리 챙겨두라고 했잖아” 하면서
야단을 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인 관계로 야자 끝나고 학원으로 도서실로 12시가 넘는 귀가 시간에
씻고 부족한 잠을 자기위해 침대위에 쓰러지는 아들 녀석이
못내 안스러워 말끝을 흐립니다
아들을 등교시키니
운동을 갔다 오는 남편이 배드민턴 가방을 아무 대나 휙 던져놓고
욕실로 들어가면서
"여보 오늘 입고 갈 옷 좀 챙겨줘"
"어제 입은 셔츠는 땀 냄새가 많이 나서 갈아입어야 될 것 같아'
"여보 면도기가 안보이네"
"거기 있잖아요 당신이 어제 쓰고 칫솔 꽂이에 꽂아 두었잖아요"
"없는데"
바쁜데 하면서 넓지도 않은 욕실에서 면도기를 찾느라 여기 저기 다 흩트려 놓고
욕실 문을 열고 보니 가관이 아니 더군요 바닥을 보니
아들 녀석이 솜털 몇 개를 깍았는지 욕실바닥에 면도기가 보이데요
"거기 있네요 가재미눈 좀 크게 뜨고 봐요"
"그러길래 10분만 일찍 운동을 마치고 와서
천천히 여유 있게 출근준비를 하면 좀 좋아요"
하면서 잔소리를 하지만 소용이 없더라고요
무슨 운동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땀으로 흠뻑 젖은 유니폼을 세탁기에 넣으면서 시큰한 땀 냄새에
고개를 돌립니다
출근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차안에서 먹을 수 있도록 깁밥을 돌돌돌 말아서
물과 함께 챙겨줍니다
이렇게 2번 타자까지 출근을 시키고 나면 3번타자인 딸 아이가 부시시 눈을 뜨고
일어나 뽀뽀를 하고나서 욕실로 향합니다
“엄마 머리 묶어주세요” 로 시작해서 “앞가르마가 이상해요“
“삐뚤어졌어요 다시 묶어주세요”
“엄마 와이셔츠 다려 놓았어요
명찰이 어제 없던데요
하면서 3번 타자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아침에 혼을 쏙 빼놓고
등교를 합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젖은 3개의 수건, 욕실바닥에 물기와 양치하고
그냥 놔둔 칫솔을 정리하고 아침도 잊은 채 청소하고 빨래하고 나면
오전이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하루일과에 지쳐 잠이 들면 어김없이 해는 떴다 지고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내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꿈 많던 여고시절의 꿈은 우아하게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현모양처가 꿈이 였건만 전쟁과 같은 하루하루가 저를 비참하게 만듭니다
잠시 며칠이라도 주부파업에 동참 하실 분 안계신가요
극도로 예민해져있는 신경도 다독거리고
우리 서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유가속을 들으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잘된 이야기와 잘못된 이야기를 토론하면서
자식과 남편으로부터 해방구를 찾아서 나서실 분
잠시나마 활짝 접었던 나래를 펴고 주부파업을 해 봅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그것이 삶에 보람 아닐까요
엉재씨 많은 조언 부탁드리고요
좋은사연 그리고 행복한노래 많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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