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김장날..
김주란
2008.11.21
조회 38
안녕하세요
벌써 추운 겨울이 온 것 같아요
어제는 하얀 첫 눈을 봤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니 울 어머님은 김장 못했는데
영하로 기온이 내려갔다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시더라구요
그래서 내일 김장을 하기로 했답니다.
서울에 있는 형님도 내일 온다고 하네요 ^^

김장할 날이 다가오면 저는 좀 긴장을 한답니다.
좀 창피하긴 하지만 아무리 조심조심해도 사고를
안치고 넘어간 적이 없거든요
이런 징크스는 7년 전 결혼하고 첫 김장하던 날의 사건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시부모님댁과 큰형님네가 우리와 한동네에 살고 있었거든요
항상 꼼꼼하고 손빠르게 일하시는 시어머님 덕분에
형님과 나는 김장날 아침 일찍 어머님댁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형님은 무 썰때 좋다고 날이 잘 서있는 채칼이랑 고무장갑등등을
갖고 왔었죠. ^^ 저는 빈손으로 시간맞춰가느라 정신없이 집을 나와
어머님댁에 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어머님이 전날 준비해 놓으신 다듬어서 깨끗하게
씻겨진 야채들과 버무릴 대야 고무장갑, 비닐장갑, 김치통들, 랩 등등이
거실 한가득 놓여 있었습니다. 친정에서 김장할때 절이는 것만 도와밨지
버무리는 것은 한번도 해본일이 없어 반쯤 기대도 있었죠
제일 처음 무썰기가 과제로 놓였습니다.
형님은 칼로 나는 채칼로 두 대야를 형님과 제가 무로 채워야했는데
앞치마를 두르고 팔을 걷어붙이고 잘해보리라 다짐하고
채칼 위에 통통하고 깨끗한 무 하나를 올려놓고 밀기 시작했습니다.
두 세번 왔다 갔다 했나...그만!!!
손가락이 밀리는 느낌이 나더니...
하얀 무 위에 피가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아뿔사!!! 어쩌지? '얼른 손가락을 입에 넣고 아무일 없던냥 해봤지만
이미 무 위에 떨어진 피가 옆에서 일하던 형님 눈에 보이는 바람에..

어머님은 "일좀 시켜볼까 했더니 .."하시며
"어차피 양념 심부름 할 사람이 필요하니 너는 옆에서 심부름이나 해라"
ㅠ.ㅠ 정말 잘해서 일잘한다고 칭찬받고 싶었는데
이게 뭡니까..

거의 하루종일 어머님과 형님, 그리고 시누는 열심히 버무리고
담고 하는데 저는 옆에서 왔다갔다 심부름만 했답니다.
내 몫까지 버무리는 형님과 시누는 여기저기 아프네하면서 버무리는데
어찌나 죄송스럽고 민망했던지....

그 이후 김장날만 되면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어수선어수선 한답니다. ^^
그래서 더 실수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쉬는 토요일인 내일 김장을 하신다고 하니까
또 긴장이 되네요
무사히 잘 넘어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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