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근의 맛!
김은경
2018.06.15
조회 70
교직에 들어온지 12년차입니다.
그동안은 업무가 끝나고 미적미적 30분 이상은 교무실에 남아 있었어요.
늦게 가는 동료가 있으면 괜히 말도 한 번 걸어보고,
괜히 책상도 한 번 닦고,
그러다가 누가 한 잔 하자고 하면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따라 나서고요.
그냥 그렇게 해야 되는 줄 알았어요.
퇴근시간에 쌩~하고 나가면 너무 야박한 것 같고, 이기적인 것 같고 그래서요.
그러다보니 남편하고는 주말에만 같이 식사를 하곤 했고,
반찬을 해봤자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려서 아예 반찬을 안했어요.
주말이면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마음이 좀 힘들었어요.
일이 많을수록 일하기가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종 땡! 치자마자 퇴근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피해 달아났지만
지금은 칼퇴근하는 재미가 꿀맛입니다.
일찍 집에가서 남편과 생선을 구워서 밥을 먹고,
설거지 마치고, 차도 한 잔하고, 배도 꺼질 겸 산책도 같이 해요.
시간이 갈수록 집에서 보내는 저녁시간이 행복합니다.
이 맛을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걸...하는 마음이에요.^^

앞으로 종종 학교에 남아서 동료들과도 시간을 보내겠지만
칼퇴근하고 남편과도 오손도손 시간을 보내야겠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이승철의 '서쪽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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