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이야기> 아! 옛날이여~
이기봉
2008.11.23
조회 44
요즘은 김장을 하는 집들이 거의 볼수가 없었지만,
제가 어릴때만 해도 이맘때면
김장은 온 집안의 큰 대사요, 온 집안과 동네의
잔치였다.

담장 너머로 퍼지는 젓국 냄새와 매콤한 냄새
그리고 시끌시끌하면서도 웃음꽃 들들들...
그때가 그리워 지네요.

지난주 집사람이 '우리도 김장을 한번 해볼까'라며
저에게 넌지시 물어보길래
얼른 대답했지 '조오치 우리도 함 해보자'라고요.
벌건 맛깔나는 김치 뚝 찟어서 둘둘 말아
한 입 넣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하면서도
씹을때마다 안 움큼씩 나오는 달콤한 물들
쩝~ 입안 가득 침이 고입니다. 하하하

제가 중학생때 일 겁니다. 아마도 1학년 겨울
유난히도 추운 날 새벽
전날 부터 엄마는 내일 있을 대사를 위해
온 집안에 비상이 걸리고 준비를 하시느라
정신이 하도 없었습니다.

드뎌, 새벽에 온 집안에 비상을 걸어
우리 삼부자를 깨우시곤 각자의 임무 분담을
통보하시곤, 당신은 마당 중앙에 방사선으로
재료들을 쭈~우~욱 펼치시곤, 앉아서는
지휘를 하셨죠. 하하

김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맛있는 배추요,
태양초 그리고 적당한 소금물 이죠. 아시죠?
그때는 소금이 비싸고 해서 이웃집과 의논해서
옆집에서 사용한 소금물을 받아다가 약간의
소금을 더해서 재사용 하던 때 였습니다.

우리집도 옆집 영수형네 집의 소금물을 미리
저와 형이 가서 받아다 놓았습니다.
제가 양동이에다 운반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큰 사고가 그만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뒷골이 땡기고 작고하신 모친의 화난
그리고 황당한 표정이 떠 오르네요.

부엌 뒤켵에다가 갔다 둔 소금물에 절여 둔
배추를 마당으로 옮겨야 하는데 형과 같이 해야하는
것을 형 못지 않게 힘자랑 한다고 까불다가 그만
그 거시기를 하 ~ 참 그만 죄엎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모친은 너무 황당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서 계시고...

그날 새벽 저는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고 또 맞았습니다.
남아 있는 소금물로 다시 한번 더 샤워를 시킨 후
담았습니다. 그해 겨울 부터 봄까지 우리 식구들은
김치를 먹다가 가끔씩 인상을 찡그려야 했습니다.
아주 가끔씩 씹히는 바위 때문이죠.
그럴때마다 저는 가족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고,
저는 그러니까 '김칫국이나 김치찌개를 끓여 먹자고 했잖어'라며
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해마다 김장때 얌전히 모친 옆에서 잔심부름만
도맡아 했습니다. 하하하

영재님의 구수한 목소리와 추억이 있는
노래 늘 감사히 잘 듣고 있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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