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에 사는 한복선이라고 합니다.
늘 cbs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고 귀 기울이는 애청자랍니다.
한 번도 이런 곳에 사연을 보내본 적이 없었는데,
매일 남의 좋은 얘기를 훔쳐 듣기만 하는 것이 죄송하여 용기 내어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멋모르던 20대 초에 남편을 만나, 사랑만 믿고 안양으로 올라왔습니다.
워낙 없이 시작하였으나 우리 둘은 서로를 보듬으며 그 힘든 날들을 견뎌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쁜 아들 하나, 딸 하나도 얻게 되었지요. 가진 건 없었지만 우리는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작업장에서 일을 하다 기계에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살만 해지니 일이 터졌던 것입니다.
아픈 남편에, 돈 들어갈 데밖에 없는 자식들... 이제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손 벌리러 안 가본 데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참 냉정하더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웃으며 형동생 하던 사람들이, 저를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데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구나. 누군가에게 기대해봤자, 돌아오는 건 상처뿐이구나... ’
그때 제 가슴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생채기가 났습니다. 하루하루가 눈물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아프지 않으려고 잔뜩 웅크리고 살았습니다.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다 주지 않으리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곤 했습니다.
타인에게 보낸 마음은 항상 상처로 돌아오는 법이라고 저를 세뇌시켰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딸아이가 서점에 갔다가 제 생각이 났다면서 책 한 권을 주더군요.
‘엄마한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라는 말과 함께 건넨 파란색 표지의 책...
<괜찮아, 살아있으니까>라는, 여러 저자들이 같이 쓴 책이었습니다.
제목을 보는 데 이상하게 목안의 울대가 출렁거렸습니다.
책을 펼치는 데, 목이 메어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렸을 적, 제가 아프면 할머니는
제 아픈 곳을 쓸어주며 ‘이제 다 나았다. 내 새끼 괜찮다, 괜찮다’라고 이야기해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 할머니가 살아 돌아오신 것 같았습니다.
저자들이 제 가슴을 쓸어주며 ‘이제 괜찮다, 내 새끼 이제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저에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가슴속 상처가 곪았구나. 잔뜩 응어리졌어.
얘야, 그러지 마. 살아있다는 건 무슨 실수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거야.
너 스스로를 파괴하는 실수만 범하지 않는다면 다 괜찮다.’
양지바른 언덕에 핀 예쁜 꽃들에게도 다 비바람을 견뎌 낸 사연이 있습니다. 비바람에 온몸을 내맡긴 채 천둥 번개가 칠 때마다 절망에 떨어 보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바람 몰아치는 여름을 잘 견딘 꽃들이 튼튼한 열매를 맺듯이 무겁고 힘든 삶의 짐을 잘 지고 견딘 자만이 진정한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정호승 <괜찮아, 살아있으니까> 중에서)
저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를 피할 수 있는 방어벽이 아니라, 상처를 치유해주는 위로와 격려였습니다.
오늘에서야 그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사람은 그 위로와 격려로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제 삶을 변화시킨 이 책을 시청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만약 예전의 저처럼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라고 말입니다.
제 보잘것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세월이 가면' 노래 신청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