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게 된 사연을 올려볼까합니다.
좀 많이 더r티한 얘기라 조심스럽습니다. ㅎㅎ
때는 2000년 8월.. 덥기로 유명한 대구의 한 까페에서 소개팅을 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웠던 탓에 간단히 팥빙수를 먹고..자리를 옮겨..생맥주를 한잔 했더랬죠!! 골뱅이무침에 500을 4잔 정도 마셨는데 배가 살살 아프더라구요!! 소개팅남에겐 양해를 구하고 담에 다시 한번 만나자며 일어나려는데
"얼굴이 너무 안좋아 보이시네예!! 제가 모셔다 드릴께예!!"
전 극구 사양했지만 너무도 완강하게 데려다준대서 버스를 타고 집 근처 정류장까지 함께 왔더랬습니다. 20여분을 타고 오는 동안 저는 온힘을 다해 그 문(?)을 막아내느라 얼굴은 땀범벅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개팅남은 "괜찮아예? 잡아드리까예?"
화산이 터지기 일보직전인 상황에 계속해서 말을 거는 그 인간에게 닥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더랬져!!
20년같은 20분이 지나고 집앞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거기서도 집까지 데려다준다길래 전 울면서 소리쳤습니다. "제발 가이소~~ 제발요!!"
미친듯이 빠른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지만 한계에 다다를대로 다다른 그 문(?)은 터져버렸습니다. 눈물, 콧물에 이어 똥물까지...
그때 제 등뒤에서 들리던 청천벽력같은 한마디!!
"설사하셨으예? 그래서 그랬던거라예?"
제가 걱정돼서 따라왔다면서..따라오면서 다 봤다면서..
아무말도 하지 말지.. 확인사살까지 하는 그 인간이 너무 미워서..
교양따윈 개나 줘 버린 채 육두문자 시원하게 날려주고 더러운 흔적만 가득히 남긴채 집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요? 그 남잔 제 신랑이 됐습니다. 그런 더러운 모습을 보고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던 그 모습이.. 나의 어떤 모습도 사랑해줄거란 생각에.. 1년의 연애끝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건 저의 착각이었지만요!! ㅎㅎ 라디오에서 빙수란 노래가 나오면 그때 생각이 나면서 한참을 웃습니다.
윤종신의 빙수 신청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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