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오후
강남주
2018.08.27
조회 86
안녕하세요?
저는 용인의 어느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며칠전 어느 비오는 날 오후, 재활용분리수거 작업으로 땀을 흘리다가
물을 마시러 경비실에 들어 왔었습니다. 그때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느
여학생이 재활용대상이 아닌 못쓰게 된 기타를 살짝 놓고 가는겁니다.
나가보니 그 학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고장난 기타만 덩그러니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기타를 보니 문득 옛 생각이 났습니다. 시골에서 중학교 다닐때 철없던
저는어머니에게 기타를 사달라고 졸랐습니다.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도 저를 위해 기타 살 돈을 마련해 주셨고 저는 시내에
나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타를 샀습니다. 하지만 그 기타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심하게 다투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 참으로
미안하였습니다.
어느날 기타 연습을 하던 저를 보신 아버지께서 공부는 안하고 기타만
친다고 기타를 부셔 버리셨습니다. 그때 저는 서러워 엉엉 울었고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왔었습니다.
고칠 수도 없는 기타를 경비실 한켠에 두고 오늘도 아련히 옛날 생각을
해봅니다.
용돈을 몇 달 모아서 기타를 장만해 다시 한번 도전 해볼까 생각을 해 보았
습니다.
제나이 60을 넘어 70이 가까운데...가능할까요?
신청곡은 솔개트리오의 "아직도 못다한 사랑" 입니다.
신청인은 강남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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