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게 타고난 체력이 참 많이도 버텨줬다는 생각을 요 며칠동안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간다는것이 이런 것인가를 절실히 느낀다.
병원에 가봐도 그냥 과로하지 말라는 짧은 멘트와 약 몇봉지..
먹어봐도 그냥그냥이다.
오래 묵힌 나잇살 처럼 병도 그렇게 질겨지나보다.
엄마에 대한 빚.....
어찌 나많큼 많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이젠 체념인지 너무 울어 눈물도 말라 버린건지 이런 얘기도 담담하게 풀어쓸 수 있다.
결혼 생활의 맨 밑바닥을 치고 친정생활 27개월을 청산하고 전세집을 얻어 나온 후, 그동안 엄마손에 키워졌던 딸애를 데리고 모처럼 친정집에 놀러간 휴일.
떠난지 보름남짓만에 찾은 엄마집은 딸과 손녀 좋아하는 음식 장만 하느라 엄마 혼자 종종 걸음을 치고 계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엄마는 내내 눈물 바람을 하셨다.
그동안 딸자식 고생한거며 그래도 전세 자금 마련하여 떠난것이 집한칸 떠억 하니 장만한것 모양 대견하다 하시면서.
이럭저럭 함께 시간을 보내다 저녁 무렵 엄마집을 나섰다.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손사레 쳤건만 찻길까지 배웅을 나오셨다.
한 30분 거리를 걸어 집에 막 도착하니 전화벨이 울렸다.
"니 그 독단지 같은 애를 집까지 업고 갔더나?"
밑도 끝도 없는 엄마의 득달같은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예~~~왜요?"
"실컷 걸을 수 있는 애를 빼짝 마른 에미가 업고 가는거 맘아파 못 보겠더라. 앞으론 그렇게 버릇 들이지 마라.
니는 니새끼가 맘에 걸리나? 나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말라빠진 내 새끼 등만 보이더라.
니도 내나이 되어봐라. 제일 보고픈게 내 자식이고 그다음이 손자일테니..."
전화를 끊으며 유별난 노친네라 여겼다.
이제야, 엄마 떠난 후 이 나이 먹어서야 그 속깊은 뜻을 알것같다.
나를 위해 애닯아 해 줄 사람.
엄마 뿐 이라는것을.
허덕이며 살아 걱정끼친 빚, 말한마디 다정스레 건넨 기억이 가물한 마음의 빚.
다음생이 있다면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갚을날이 올런지요.
유난히 꽃을 좋아했던 울엄마.
꽃속에 숨겨진 엄마의 향취를 느끼려 애 써 봅니다.
( 신청곡 )
. 님의 향기.....김경남
. 내사랑 내곁에 ....김현식
. 봉숭아 ....정태춘/ 박은옥
( 신청곡과 사연 ) 그땐 그뜻을 몰랐어요.
황덕혜
200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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