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대학교 동아리 모임의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아이도 어딘기 놀러 가고 싶다고 해서
모처럼 남편과 나들이를 했어요.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많은 선,후배들이 와 있더군요.
10여년만의 만남이었지만 어제 만난듯 참 반갑고 정겨웠습니다.
그 즐거운 마음으로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고 시간을 보냈지요.
그리고는 점심을 먹은 후에 아이와 함께 할 수있는 이어달리기가
있었어요.
저희 아이도 남편과 함께 떨리는 마음으로 참가했구요.
그런데 결과는 꼴찌였어요. 달리다 그만 아이가 넘어져 버렸거든요.
그 경기후에 아이가 어찌나 울던지 목이 다 쉬어버렸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간 나들이 길이 눈물바다가 되어버린거에요.
꼭 1등이 되어 상품을 타고 싶었다고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다,
울다 지쳐 잠이 든 아이를 데리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한참을 자다 깬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희정아! 오늘 많이 속상했지?
그런데 살다보면 오늘 달리기처럼 등수를 매겨야 될때가 많거든.
하지만 그 등수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야!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볼래?
몇사람이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었는데 그 뒤에서 무서운 호랑이가
달려오는거야! 그럼 누가 제일 먼저 물렸을까?'
'음... 꼴찌로 달린 사람...'
'그래. 그렇겠지? 그런데 이번엔 그 호랑이가 뒤에서
쫓아오는게 아니라 앞쪽에 있는 큰 나무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어.
그럼 이번엔 누가 제일 먼저 물렸을까?'
'어? 그럼 1등으로 달린 사람이 물리겠네!'
'그래! 그러니까 1등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그치?
꼴찌라도 더 좋을 수가 있는거라구!'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
이제서야 아이는 환한 웃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요. 우리 아이가 살다 보면 달리기보다
더 힘든 경쟁을 많이도 해내야 할테지요.
전 1등이 꼭 좋은 것만도. 득이 되는 것만도,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등수에 연연해 뒤도 돌아보지않는 1등보다는
열심히 끝까지 달릴 수 있는 꼴찌가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 아이는 이 환한 봄날에 한뼘 더 자랐습니다....
신청곡 윤상의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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