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 씻고 머리를 공들여 만지고, 맨얼굴로 나설 수 있는 자신이
도저히 없어 로션, 크림, 비비까지 찍어 바르고 마지막에 입술에 밝은 색으로 루즈를
바르고 나니, 나갈 준비가 다 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감증명을 떼기 위해 남편과 동사무소라 불렀던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볼일을 보고 난 다음 왠지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가 허전했다.
유난히 찻집을 가는 것을 싫어하는 남편에게 잠시 할 이야기가 있다며 커피숍으로
이끌었다. 마지못해 끌려온 남편이 느릿느릿하며 자리에 앉았다.
할 말을 찾아 생각해낸 것이 한 달도 안남은 이사이야기였다. 잠시 듣고 있던 남편은
햇살이 창을 통해 쏟아지자 꾸벅꾸벅 고개가 좌우로 왔다갔다 하다가 급기야는
잠에 빠져 고개는 뒤로 제껴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할말을 잃고 말았다.
남편과 함께 커피숍에 다정하고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 행복을 꿈꾸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결혼생활 23년째를 이어오고 있는 지금까지 달달한 커피숍데이트는 해보지 못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혹시나 어쩌면 이란 단어를 의지하며 내게도 이런 달콤한 커피숍데이트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해피한 답변과 방법들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네요.
신청곡은 노사연의 바램, 만남 들었으면 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평온한 날들 되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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