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을 일하신 엄마
김정미
2018.12.19
조회 115
부모님께서는 좀 더 나은환경에서 자식들 공부시키겠다고 시골에서 인천으로 상경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아침에 나간 부모님은 저녁 늦게 들어오셨고, 때론 새벽에 들어오시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습니다.
그저 부모님이 바쁘시다고 하시니 그런가보다 철없이 학교 끝나고 오면 엄마가 차려놓은 밥을 먹고 놀다가 잠이 들었지요.
제나이 고작 8살때였습니다.
그렇게 부모님께서는 자리를 잡을동안 밤낮으로 일을 하셨습니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모자르다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한번도 뭘 사게 돈을 달라고 할때 돈이 없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기에
새벽 2시까지 일하고 오신 엄마는 오빠들 도시락과 아침 준비를 하시기 위해 몇시간 주무시지도 못하고 일어나셨습니다.
엄마는 매일 아침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며
"밥 굶지 말고 다녀~학교 다녀오면 밥 꼭 챙겨먹고~"알았지?"
그럼 저는 "네!"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언제자?안졸려?"라고 물으면
"엄마는 조금만 자도 안졸려"라고 대답을 하셨습니다.
"엄마! 나는 가끔 아플때도 있잖아~근데 엄마는 안아파?아픈데 없어?"
라고 물으면
엄마는 대답하십니다.
"엄마는 우리딸 보고 있으면 아픈것도 다 나아~엄마는 아픈데 없어~"

그런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잠도 없는 줄 알았고
엄마는 아프지도 않은 줄 알았습니다.

제가 결혼을 하고나서야 알았습니다.
엄마가 제 아래 동생을 유산을 하셨었다는것을요.
유산이라는것이 아이 낳는 아픔과 같다는데 그시절 참으로 많이 아프셨을텐데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으셨고
몸조리는 커녕 쉬는날 하루 없이 밤낮으로 일했던 엄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엄마가 한번도 아프다고 누워있는걸 본 적이 없습니다.
자식들 보지 않는곳에서 숨죽여 아픔을 견뎠을 엄마를 생각하면 넘 아픕니다.


언젠가 가기 싫다는 엄마를 졸라서 "친정엄마와 2박3일"이라는 연극을 보고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엄마는 제 손을 꼭 잡고는 "미안하다.우리딸 .. 우리딸은 뭘 해달라고 조르지를 않아서 엄마가 많이 챙겨주질 못했어.엄마가 더 많이 챙겨주고 했어야 했는데
그리고 고맙다. 이렇게 잘 커줘서"
울컥 눈물이 나는걸 참으며
"엄마가 뭐가 미안해. 나 이렇게 잘 큰거 엄마때문인데. 우리엄마한테 난 너무 감사하지 이렇게 이쁘게 낳아주고 키워줬는데"

그러고는 집으로 와서 펑펑 울었습니다.

나들이 한번 여행 한번을 못가고 일만 하신 엄마

내년이면 일흔이신 엄마는 여전히 일을 하고 계시는데 못난 딸은 아무것도 해드릴게 없으니

자식으로써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우리 엄마 이제 그만 일 하셔야 하는데... 이제 일 그만 하시고 다른 어르신들처럼 해외 여행도 다니고
노래교실도 다니면서 쉬셔야 하는데"...
"야야 그런말 마라 나는 일을 해야 몸이 안아프지 집에만 있으면 몸이 아프다."
"외국도 말도 안통하고 밥도 맛없고 난 싫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식의 처지를 부모님도 잘 알고 계시기에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싶어 그리 말씀하시는것임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모른척 하고 마는 제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평생을 일만 하신 엄마께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두게 하고 싶은마음 가득인데 T.T

내년이 되면 아빠는 산수가 되시고 엄마는 칠순이 되십니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도 보내드리고 싶고 두분 함께 잔치를 벌이고도 싶은데
해드리고 싶은것은 많은데 못난 자식은 고민만 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잔치를 하면 요즘은 축의금을 받지 않는게 예의라는데 그럴 형편도 안되니
너무 속상합니다.

언제쯤 부모님도 자식의 덕을 보며 자랑도 해보시고 하실날이 올지 너무 속상합니다.

로또라도 당첨 되어서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고 엄마 일도 그만두게 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날이 올때까지 엄마 아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노래 신청해 봅니다. 신승훈 "sorry" 왁스 "엄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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