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권미성
2009.07.19
조회 60
갑작스레 쏟아지는 폭우때문에 뜻하지않게 다리밑에 모였습니다.
토요일오후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던 사람들, 늘하던 대로 두팔을 힘차게 내저으며 빠른걸음으로 걷던 사람들, 애완견운동시키려 할수없이 개한테 개끌려나오듯이 끌려나온 사람들, 마치 개가 주인을 산책시키려 끌고나온듯이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다리밑으로 비를 피해 몰려들었습니다.
이자리에서 늘 섹스폰을 연습하는 아저씨의 연주를 들으며 뜻하지않던 사람들이 모여서 호수로 마구 퍼부어내리는 비를 감상했습니다.
수면위로 비가 떼를지어 마구 달려갔다가 달려오고 때문에생긴 물보라로 호수건너편이 순식간에 안보이게 되더군요.
장대한 빗소리까지 함께한 한여름장마속 비의 축제...
짧다면 짧은 생애를 마감한 친구가 오늘 한줌의 재로 화했습니다.
문상을 가서 만난 그녀의 가족들.남편과 아들과 딸...
암과의 투병을 지켜보느라 지쳐서인지 아내와 엄마와의 영원한 이별을 실감못해서인지 어리버리 넋이 빠져있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남겨진 가족들은 어떻하나...하기사 사는 사람은 또 살지.
죽은 사람이 불쌍하지.아직도 한참 살아야할 나인데.
병들어 고통스런 육신을 떠나 이제 천국으로 훨훨 날아갔으니 왜려 잘됬다고 위로아닌 위로를 해야하는건가? 그래도...
불과 일주일전만해도 병상에 누워서 강력진통제로 버티며 꼼짝못하는 몸으로도 일어나앉을 희망을 놓지않고 그렇게나 살고싶어했고 그녀도 우리도 혹시모른다생각하며 기적을 간절히 원했는데 이렇게 휘딱 떠날줄은 몰랐습니다.
황당하고 허망하고 그랬습니다,정말로.
착하고 순하디순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이 왜 그런 몹쓸병에 걸렸으며 그럼에도 그냥저냥 병을 끼고서 오래 사는 사람이 있건만 그녀는 왜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난걸까요.
영혼이 이쁜사람은 하나님께서 먼저 데려가신다고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럼 못난 영혼들만 여기 이렇게 몸땡이속에 가둬두시는건지,원...
사람 목숨이 길고짧은건 하늘에 달린거니 그 법칙을 우리가 어찌 알겠습니까. 여기서 짧은게 저기서는 좋은건지 여기서 긴게 저기서는 후회될 일인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으면 잠시나마 삶을 돌아보게 되지않습니까.
우리가 산다는게 얼마나 허망한지 일장춘몽이라더니 이거 다 꿈꾸는 거아닌가...
살아서 같이 밥도먹고 웃고 떠들었던 사람이 이제 없다 재가되고 흙이 되었다...
지금 살아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이 몇십년안에 다 그렇게 된다...
이생이라는 감옥에서 형량을 마치고 이생밖의 무한공간으로 석방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되려나...
그렇더라도 지금생각에는 이세상이라는 감옥에서 무기수로 있고싶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비롯하여 또 사랑하는 당신들도 같이 무기수로 복역해주길 바랍니다.
아들들이 더 장성하는 것도 보아야하고 결혼시켜 메누리들도 거느려봐야하고 손주새끼들이 그렇게 이쁘다던데 그재미도 봐야하고 남편등짝도 긁어줘야하고 살사도 배워야하고 드럼도 배워야하고.
하고싶은 것도 많고 웃을일도 많은데...
맘은 그렇지만 너무 욕심이 과한거겠죠. 오늘 당장 죽는다해도 이젠 요절이라 붙여줄 나이도 아닌데...ㅠㅠ...
그저 그냥 오늘 하루를 열심히 마음껏...내일일은 난 몰라요,하루하루 살아요...
신청곡이요?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틀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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