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들고 다니는 여자
고윤미
2019.01.09
조회 65
오늘도 한파라 넘 추워요,,
따뜻한 남쪽 나라에 가서 살고 싶어요,
어릴떄는 눈만 내려도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알리며 눈 내리는 겨울이 그렇게도 좋더니,,
한해 두해 나이가 늘어갈수록 뼈속까지 찾아드는 겨울추위가 싫어져요.
그래서
여권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네요,..

18년전 저희 결혼할때만해도 신혼여행으로 해외를 나가려면 절차가 너무 복잡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우리나라 반쪽 돌기로 신혼여행을 대신했어요,
신랑이 걱정말라며,.외국은 꼭 데리고 간다고,.외국파견이나 교육도 많아었거든요,.
근데요,,
제 5년짜리 여권, 한번도 못 써보고,,.결혼하고 5년동안 해외 한 번 나가보지 못하고 사라졌어요,
신랑은 해외를 그렇게도 많이 나가는데,...
5년짜리 여권은 왜 만들어었는지,..

얼마전에,.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어요.
신랑이 나라지키는 군인인데,.작년에 제주도 발령이 나서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어요,
1년동안 부부모임을 한번도 참석을 못해서,,.
다들 저를 궁금해 하셨대요,.애들 방학하면 잠시 내려왔다가라고,.
그래서...
처음으로 큰맘 먹고 남편 기도 살려줄겸 제주도에 내려갔지요,
부부모임이 참 건전하고 재미있더라구요,
리조트에 음식을 주문해서 모여서 오손도손 얘기도 하고,
기타를 가지고 오신분이 계셔서 기타 연주도 해주고,
나중에는 다같이 때창으로 예전 노래들도 부르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대학 엠티 온것 같은 분위기인거있죠.

그리고 다음날,.
공항에 넘 일찍 도착했는데, 제주도는 무척 따뜻하더라구요.
게다 공항안에 난방도 잘 되 있더라구요,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서,.
가방도 바구니에 넣고 ,
겨울 외투도 벗어서 바구니에 넣고,,
그리고 검색대를 통과했어요,

그리고는 겨울 외투가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덥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외투를 들고 가방만 매고 다녔어요,
면세점도 들리고,..
다른떄 같으면 담배를 사는데 ,..올해는 금연하라고 담배를 안 샀지요,..
그리고,,
비행기 탑승하면서 입구에서 신문도 챙겨서 읽으며 김포로 왔지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을 했지요,
시청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신분증이 없는 거예요,
늘상 핸드폰 케이스 안쪽에 꽂아 놓는데,..
혹시나 하고 가방을 뒤져도 제 신분증이 안 보이는거예요,
급히 집으로 돌아와,,
그날 입었던 외투 주머니를 뒤져보고,..
여행용 가방이랑 다 찾아봐도 없는 거예요,
기억을 더듬고 또 더듬어 봤어요,
최종까지 신분증은,,
보안검색대까지는 있었던것 같은데,...
평소처럼 담배를 샀다면,..영수증 챙기면서 잘 넣어뒀을텐데 라며 자책을 하며,.
도대체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알 수가 없네요,

사실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려서 ,,
운전면허증은 잃어버리면 안 되거든요,.
올 초에 저도 신분상으로 제주도로 옮겨서 운전면허증에는 제주도 주소가 기재되어 있어요,
그래서,
신랑이 퇴근할때마다 우편함을 살펴보고 있어요.
또 우리집 주소로 올지도 모르니 저도 매일 한번씩 우편함을 보고 있구요,

운전하다 혹시 모르니까 신분증을 챙기고 다니라는 신랑의 말,.
그래서,.저 여권을 찾아서 여권을 챙겨 다니고 있어요,
운전도 별로 안 하는터라...

누군가 제 신분증을 찾아서 우체통에 넣어줄것 같거든요...
근데,.
요즘 우체통이 잘 안 보여서 아마도 주운분이 쉽게 못 보내고 있을꺼란 생각이 들어요,
조만간에 올꺼란 생각으로 몇일만 더 기다려보려구요.

작년에 아는 언니가 주민등록증 주웠는데,.우리아파트라며 챙겨줬었거든요,
제가 아파트 반장이라 그 신분증 들고 가져다주니 너무 고마워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아마 누군가가,..
제게 보내주려고 길을 찾고 있을꺼예요,
그동안 저는..
제 운전면허증이 돌아올꺼란 믿음으로 기다려 보려구요,
여권들고 다니니까 정말 금방이라도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것 같은 희망감도 생기고,
따뜻한 남쪽 나라를 생각해선지,..작년보다는 덜 추워요,

저,..
여권들고 다니는 여자예요,.
진짜 가고 싶네요,..어디든지,..여권은 준비되어 있는데~~~
곧 내게로 돌아올 나의 신분증이 주인을 찾아올꺼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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