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되면 사랑방에서는 무슨일이
이경순
2019.01.05
조회 84
안녕하세요?
제가 어린시절엔 너무 가난해 방학을 하면 동생들과 끼니걱정을 하는 엄마와 아버지를 도울수있는건 쌀이 부족하던시절이라 씨레기죽,김치죽,고구마죽을 하루에한끼 정도는 먹고 살았던 때라 동생들과 엄마가 해주셨던 죽이라면 다먹을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선 남의 머슴살이를 하셔야만했었고산에가 나무를 하셔서 오일장에 내다팔으셔서 고등어도 사오시고 갈치도사오셔서 어쩌다가 먹었던 그맛은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너무 생각을 많이하게되는데요,방학을 한 이맘때쯤이면 짚으로 새끼를 꼬아 멍석도 만드시고 가마니짜는 틀에 짚을 넣어가며 밤새도록 아버지께서 가마니를 짜실때 옆에서 도와드려야만 했습니다.
그때 밤참으로 먹었던 항아리에서 꺼내주셨던 홍시맛은 나무 달달하고 맛 있었지요,또 소죽 끓인후 아궁이에 파묻어 구워주셨던 군고구마 맛은 절대로 잊을수가 없답니다.
'큰애야,이걸 내다 팔아야만 너네들 등록금도 마련하고 갈치도 사오구 양말도 사오구 하지?부지런히 해야한다'하시면
'네에, 아버지, 이번 설엔 저두 빨간 고리땡바지 입고 싶은데요,꼭~사 주실거죠?'했더니 정말 사주셨던 고리땡바지를 입고 세상을 다 얻은듯 너무 좋아 밖에나가 놀땐 입고나가 친구들께 마구 자랑질을 하곤 했었지오.
'너네들도 놀지만말고 밤에 가마니짜는거 도와주고 사달라고해'하면서 또 자랑하고 또 자랑질 했었던 빨간 고리땡바지,이젠 아버지도 중풍으로 논에서 일하시다가 쓰러져 3년간 방안에서 누워만 계시다가 하늘나라로 가 계신지 어언 40년이다 되어가니 제가 해드릴수 있는게 없으니 너무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아버지,하늘나라에선 아무 고생도 고통도 없으실테죠?
보고 싶은 아버지,이젠 편안히 쉬세요.

신청곡:이용복의 어린시절, 이수미의 여고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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